드라기 ECB 차기 총재 "인플레·재정적자 세계 경제 성장 위협"

2011-05-26 10:46
ECB 차기 총재 추대 첫 연설…'강경론'에 獨 기업인 갈채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이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공식 추대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사진)가 치솟는 물가와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재정적자를 세계 경제 회복세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전날 독일에서 기업인들을 상대로 ECB 차기 총재로 지명된 뒤 처음 한 연설에서 "경기과열은 세계 경제가 직면한 명백한 위험으로, 인플레는 성장세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신흥국으로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밀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시급히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수준도 전 세계 정책입안자들의 즉각적인 대응을 필요로 하는 위험을 안고 있다"며 "부채와 재정적자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성장하는 데 심각한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드라기 총재가 이번 연설을 통해 통화·재정정책에 대한 강경론자로서의 성향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인이 ECB의 수장을 맡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겼던 보수적인 독일 기업인들도 그에게 갈채를 보냈다고 FT는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유로존 재무장관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그는 유럽의회와 유로존 국가 정부들의 최종 승인을 거쳐 오는 11월 ECB 신임 총재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