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중국에서 가장 ‘목마른’ 도시

2011-05-20 15:09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무더운 여름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 베이징이 그 어느 때보다 ‘목마름’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현재 베이징이 극심한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베이징 1인당 수자원량은 겨우 100㎥으로 전 세계에서 수자원 부족 경계선으로 정한 1000㎥의 10분의 1수준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중심지에서 20여km 떨어진 퉁저우(通州)에서도 여름만 되면 물 사용량이 피크에 달하면서 이곳 지역의 수도꼭지에서 물이 방울방울 힘없이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곳에 사는 주민 푸밍저(蒲明澤)은 “밤 11~12시에 물 한 바가지 몸에 붓고 대충 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심야나 되야 뜨거운 물이 제대로 나와 목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푸밍저는 설명했다.

수자원 부처에서도 “물 공급량이 부족해 수압이 낮아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할 뿐이다.

실제로 지난 1999년 이래 베이징은 신중국 설립 이래 가장 길고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08넌 강수량이 예년보다 20% 높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간 강수량은 예년보다 평균 130mm나 낮았다.

이는 곧 베이징 교외 미윈 (密云) 저수지 저장량의 20배에 달하는 물이 부족했음을 의미한다. 미윈 저수지의 저수량은 평균 10억5000만㎥ 이니 총 210억㎥ 정도의 강수량이 덜 내린 셈이다.

수자원량은 줄어들고 있는 데 베이징 인구 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물 부족의 주요 원인이다.

잠정 통계치에 따르면 퉁저우 지역 인구 수는 1년 전 109만명에서 현재 130만명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하루 물공급량도 6만㎣에서 8만㎣으로 2만㎣이나 증가했다.

제6차 인구센서스 조사에서도 베이징 상주인구 수가 예상치보다 10년 빠르게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베이징에서는 현재 인구 수를 억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시가 인구억제책의 일환으로 베이징에서 졸업한 외지인 대졸자들에 대한 베이징 호구(戶口ㆍ호적) 지급 수를 지난해 보다 60% 줄어든 6000명으로 제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베이징에서는 현재 물 공급량의 3분의 2가량을 지하수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수자원 전문가들은 지하수는 수백만년에 걸쳐 형성되는 만큼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비축해 놓아야 하는데 지금 다 써버리면 나중에 후손들이 사용할 물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베이징 시는 또 물을 재사용하거나 허베이성 등 주변 지역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등의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향후 골프장 목욕탕 스키장 등 ‘물먹는 하마’ 사업에 대한 심사 비준을 중단해 수자원을 절약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