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사망 사흘만에 또…취침 중 장병 숨져
2011-05-19 06:59
뇌수막염을 앓던 훈련병이 행군 복귀 후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지 사흘만에 현역 장병이 취침 중 의식을 잃고 호흡곤란을 겪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육군 제7사단 공병대대 2중대 소속 최모 일병은 지난달 27일 오전 4시20분께 ‘쿵’하는 소리에 잠을 깨 주변을 둘러보니 김모(20)일병이 부대 생활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최 일병은 김 일병이 의식을 잃은 채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고 당직사관에게 보고했고 김 일병은 오전 4시40분께 사단 의무대로 후송됐다.
당직 군의관은 기도 삽관과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한 다음 오전 6시께 김 일병을 의무대 구급차 편으로 국군춘천병원으로 옮겼으나 오전 7시45분께 국군춘천병원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군 병원이 추정한 김 일병의 사인은 ‘상세불명의 심장정지’, 흔히 말하는 돌연사다.
유가족은 정확한 사인을 밝혀달라며 부검에 동의했고 부검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방부에 따르면 김 일병은 키 179㎝, 몸무게 58㎏의 다소 마른 체격으로 입대 후 감기로 진료를 받은 적은 있으나 심장 질환과 관련한 진료를 받은 적은 없었다.
김 일병이 숨지기 3일 전인 지난달 24일 육군훈련소 30연대 1교육대 4중대 소속 노모(23) 훈련병이 뇌수막염에 의한 패혈증 및 급성호흡곤란으로 숨졌다.
노 훈련병이 숨지기 전 고열로 연대 의무실을 찾았으나 당직 군의관은 퇴근한 뒤였고
의무병이 진통해열제인 타이레놀 2정만 처방한 사실이 알려져 허술한 군 의료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 노 훈련병이 숨지기 두 달 전에는 같은 소대 소속 정모(21) 훈련병이 중이염을 호소했으나 훈련소 측이 외부진료를 허가하지 않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21사단 소속 오모(22)병장은 결핵을 앓고 있었는데도 군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방치된 끝에 지난해 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허술한 군 의료체계에 대한 외부의 지적이 이어지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민에게 죄송스럽다”며 의료체계 개선을 약속했고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은 야전부대의 의료실태와 환경을 정밀진단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뇌수막염을 앓던 훈련병이 행군 복귀 후 숨진 사건 이후 군도 의료체계 개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낼 수 있도록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