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유가 상승시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은 얼마나 될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 및 변화추이'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10% 오를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구매력 감소분은 1990년대에 0.3%p 내외였지만 2010년에는 약 0.6%p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가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뜻이다.

1990대 후반 이후,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무역손실도 대부분 유가 상승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1990년대 중반까지는 유가 상승 기여분이 30% 수준을 유지했지만, 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1990년대 말 이후에는 유가 상승이 실질 무역손실의 대부분을 차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 시기에 GDP 대비 구매력 감소분이 증가한 것도 대부분 유가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비석유제품 가격에 전가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유가 상승이 기업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다.

우선 비석유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않을 때는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 전체 구매력 감소분의 80% 정도를 기업이, 나머지 20% 정도는 가계가 부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석유제품 가격 상승분을 비석유제품 가격에 전가할 경우에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올랐다.

구매력 감소분은 가계가 60% 내외를 부담하고 정부와 기업은 각각 10~15%, 20~25%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석유제품 가격 상승분의 일부가 비석유제품 가격에 전가되고 있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주체별 부담은 중간 정도로 형성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KDI는 "국민경제에 대한 유가 상승의 부정적 효과는 증가하는 추세"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며 이는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 상승이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 제고로 연결되도록 수요관리 측면에서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