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42년 '식품 인생'
2011-05-17 08:06
(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동백장은 국가에서 수여하는 국민훈장 가운데 무궁화장, 모란장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번 수상과 관련해 "평생 식품산업 발전과 사회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며 "국민훈장 동백상은 국민 복지향상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고 밝혔다.
창업과 함께 국내에 처음으로 카레를 선보였고 창업 2년만인 1971년에는 토마토 케첩, 이듬해에는 마요네즈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토종 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다국적 기업과 맞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다국적 기업인 미국의 CPC인터내셔널(베스트푸드 마요네스 생산)과 세계 최대 케첩 회사인 미국의 하인즈사가 1980년에 국내에 진출, 10년 넘게 오뚜기와 전쟁을 치렀지만 모두 '고배'를 마시고 발길을 돌렸다. 당시 함 명예회장은 "우리 시장을 지켜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싸웠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그는 국내 최초로 2단계 고산도 식초 발효공법에 의한 2배 식초, 3배 식초를 개발해냈다. 이를 통해 오뚜기는 뛰어난 발효 기술력을 입증받았고 사과식초, 포도식초, 현미식초 등 식초의 다양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연구개발뿐 아니라 품질관리에도 정성을 쏟았다.
함 명예회장은 ISO 인증 취득이나 HACCP 인증 획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ISO와 HACCP 체제로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항상 주장했다. 맛과 품질만큼은 철저히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지금도 그는 매주 금요시식에 직접 참가하여 시식평가를 하고, 의견을 교환할 정도다. 이는 오뚜기가 국내 식품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1등 제품을 보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함 명예회장은 루트세일(Route Sale)과 같은 새로운 영업방식과 마케팅을 도입하는 데도 망설이지 않았다. 루트세일은 영업사원이 거래처를 직접 방문, 제품에 대한 소개와 진열을 통해 점주들과 유대를 강화하는 영업방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고,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여건도 제공했다.
혁신적 마케팅 기법인 시식판매 및 판매여사원 제도 역시 함 명예회장의 작품이다. 이외에도 그는 움직이는 차량광고, 제품박스를 통한 광고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함태호 회장은 최근 기업이 일정 괘도에 올라서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지론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장학사업과 학술연구 지원사업 시행을 위해 1996년에 오뚜기 재단을 설립, 지난해까지 총 643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식품산업의 실질적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오뚜기 학술상도 매년 시상하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를 후원, 지금까지 2869명의 어린이에게 새로운 생명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