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이슈&진단> 성장 발목잡는 물류비 개혁 도마
2011-05-16 16:41
'산지에서 한근에 5펀(分 1펀은 1.7원)하는 양배추가 슈퍼 매장에서는 20배가 넘는 1위안(170원)에 팔린다.'
중국의 과도한 물류 유통비가 합리적인 가격구조를 왜곡하고 경제성장의 족쇄가 된다는 점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산동성의 한 농민은 얼마전 이같은 현실을 비관해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중국의 물류 유통문제는 산지의 농민과 도시 소비자가 모두 손해를 보고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생산과 소비활동, 나아가 경제성장 전반에 장애를 초래하는 암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도 중국의 물류 유통 코스트는 2010년 기준 GDP(국내총생산)의 점유 비중이 18%로서 다른 개도국의 2배정도에 달하면서 인플레이션 를 유발하는 주된 요인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결국 이의 합리적인 개선책 마련을 위해 대대적으로 팔을 겉어붙이고 나섰다.
중국은 이달 말께 조어대 국빈관에서 국가발개위 상무부 철도부 교통운수부 등 관련 부처와 물류및 창고 화물운수 교통운수 등 협회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대형 물류포럼을 갖기로 했다.
중국의 물류 유통비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징 물류협회 자료에 따르면, 도매에서 소매시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장거리 운송 비용과 상품 보관비용, 인력비용 등이 더해져 상품 가격이 100%~200% 정도 오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업대학의 한 학자는 산지에서 한근에 5펀에 불과한 양배추가 소비자 장바구니에 들어가는 순간 1위안으로 바뀌는 과정을 면밀히 분석한뒤 이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학자는 산지의 5펀짜리 양배추가 베이징의 신파디(新發地) 도매시장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운수비와 시장비가 붙어 근당 2.5마오(毛 1마오는 17원)가 된다고 설명한다. 시내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1마오가 추가돼 3.5마오로 오르고, 여기에 다시 소매마진이 붙어 산지가의 20배가 넘는 1위안으로 치솟는 것이다.
5월말 열리는 정부및 업계 합동 포럼에서 물류 협회 관계자들은 물류 유통 분야에 부과되는 세금을 내리고 과도한 도로 통행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통행료와는 성격이 약간 다르지만 도로 통행시 운전자들의 도로교통 벌금도 유통비 상승의 요인중 하나로 지목됐다. 허난(河南)성의 한지역 운전자들에 대한 설문결과 화물운전자들은 과적등의 이유로 하루 최소 100 위안(1만6천700 원) 이상의 벌금을 물고, 월평균 약 5000 위안(83만5천 원)정도를 벌금으로 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운전자들이 한해 내는 도로 교통벌금은 무려 4000억 위안(66조8천억 원)에 이른다는 추계가 나왔다.
채소 유통업협회 관계자는 높은 물류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도로나 농수산물 시장의 공익성 성격을 강화시켜 아예 관리비를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에게 농업 보조금을 지급하듯 농산물 도매시장에도 일종의 국가보조금을 지원해야 고물류비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조만간 내놓을 물류진흥세칙에서 채소를 비롯한 농산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영업세를 부가세로 전환해 징수하는 동시에 통행료와 물류업의 토지사용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소비지의 물가를 왜곡시키는 주요 원인중 하나인 도로 교통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물류비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교통협회 관계자는 이에대해 민생관련 화물 운송 기업들에 대해 도로 교통비를 경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물류비 인하 대책으로 중국 도로에 너무 많이 설치돼 있는 통행요금 징수소도 도마에 올랐다. 채소물류유통협회 관계자는 중국도 이제 국가 재정이 튼튼해진 만큼 주요 도로에 깔려있는 요금징수소를 축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본래 도로는 공익성 성격이 강한 것인데 중국의 경우 도로에 통행료 징수소가 너무 많아 공익보다는 돈벌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농산물 도매시장과 소매시장까지 모두 건설해 중간 유통비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