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KAIST교수 부인 “학자 명예는 목숨과 같다”
2011-05-11 19:37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교육과학기술부 감사결과를 통보받고 고민하다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의 부인이 유족의 비통함을 전하는 한편 학교의 안일한 판단과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KAIST는 생명과학과 고(故) 박모 교수의 처라고 밝힌 S씨는 이날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에 ‘총장님을 비롯한 모든 카이스트인들께’라는 제목으로 A4용지 두장 가량 분량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박 교수의 부인은 “최우수 교수, 올해의 KAIST인으로 뽑힐 만큼 훌륭한 연구성과를 보인 교수를 연구비 유용이라는 문제로 걸어 교과부와 세상에 알리는 것이 총장과 KAIST가 도덕적이고 깨끗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느냐”고 물었다.
또“이 정도의 교수까지 철저히 조사한다는 식의 과시는 없었는지, 총장 개인과 교과부간 긴장관계가 이 일에 조금의 영향도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고 적었다.
대학원총학생회를 향해서는 “암묵적으로 교수와 학생들간 동의 아래 시행돼온 랩(Lab)비 문제에 대해 제도적인 문제점을 지적해 시정시키려는 노력없이 특정 교수를 지목해 문제를 제기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 교수 부인은 “학자에게 명예와 자존심은 목숨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박 교수가 감사를 받는동안 참을 수 없는 모욕감에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괴로워했다고 전하면서 감사가 인격적인 모독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