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 앞둔 ‘김연아-아사다’ 엇갈린 분위기

2011-04-28 10:47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13개월 만의 복귀전인 2011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열심히 대회를 준비해 온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한층 짙어진 긴장과 기대가 읽힌다.

남자 싱글의 ‘양대 스타’인 에반 라이사첵(미국)과 예브게니 플루센코(러시아)가 나란히 불참하면서 이번 대회의 초점은 자연히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의 ‘동갑내기 맞수 대결’에 맞춰졌다.

주니어 시절부터 정상을 놓고 경쟁해 온 둘의 연기는 단연코 현재 세계 피겨스케이팅 최고의 흥행 카드다.

그런데 미묘한 관계만큼이나 늘 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을 피력하며 기대를 고조시켰던 두 선수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소 엇갈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긴 공백을 깨고 오랜만에 나서는 실전임에도 김연아는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25일과 26일 공식 훈련에서 쇼트프로그램 ‘지젤’과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를 처음 공개한 김연아는 연습임에도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프리스케이팅 훈련에서 한 차례 플립 점프를 불완전하게 처리한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쳐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냈다.

김연아도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아사다는 극심한 컨디션 난조를 겪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모스크바로 떠나면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겠다”는 짧은 각오만을 전했던 아사다는 26일 첫 연습을 마치고 나서도 “2연패에 대해 기대는 하고 있지만 내가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연습에서도 아사다는 장기인 트리플 악셀 점프의 착지가 불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대지진으로 대회 일정이 바뀌기 전만 해도 지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아사다는 올해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한 직후 “세계선수권대회에 김연아가 출전해 가슴이 뛰고 긴장된다”고 1년 만의 재대결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대회가 한 달 이상 미뤄지고 장소도 바뀌면서 1주일 이상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하면서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시즌 막판 들어 가까스로 끌어올렸던 컨디션을 되찾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아사다를 지도해 온 사토 노부오 코치도 대회 2연패 전망에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는 등 주변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김연아는 든든한 지원군까지 가세하면서 응원전에서도 힘을 받고 있다.
김연아가 홍보대사와 선수위원을 맡고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은 27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응원전에 합류했다.

모스크바에 들어온 하도봉 평창유치위 사무총장은 “김연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유치위에서도 응원하러 왔다”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을 만나는 등 유치 활동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