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전략모델의 각축장’ 2011 상하이모터쇼

2011-04-20 09:48
현대·기아차, 위에둥 개조차·K2 세계최초 공개<br/>하반기 국내 출시 쉐보레 말리부 국내서도 관심

19일 '2011 상하이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된 기아차 K2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상하이= 김병용 기자) ‘2008년 938만대, 2009년 1364만대, 2010년 1806만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다. 매년 30% 이상 성장 추세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위권 밖에 있던 중국은 10년새 세계 자동차 시장의 4분의 1 규모의 독보적인 시장으로 올라섰다.

그만큼 중국은 완성차 업체들의 구애 대상이다. 19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2011 상하이모터쇼’ 언론 사전공개 행사 첫째날에서는 20여개국 2100여개 업체들이 각기 자사 신차와 신기술을 소개하며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위에둥' 개조차
◆신차보다는 현지 전략모델 ‘눈길’= 이번 상하이모터쇼에서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월드 프리미어)보다 현지 전략모델이 더 주목받았다. 상하이모터쇼가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등 전통 있는 모터쇼에 비해 주목도가 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지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위에둥(국내명: 신형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과 중소형 세단 ‘K2’를 전면에 내세웠다. ‘위에둥’은 중국에서만 매년 20만대 이상 팔리는 간판 모델. 이번에 선보인 개조차는 △버튼시동 스마트키 △DVD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고급 사양이 추가됐다. 기아차 ‘K2’는 감마 1.4~1.6ℓ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123마력과 최고연비 16.4㎞/ℓ의 성능을 갖췄다. 두 모델은 향후 현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소형 프리미엄’ 시장의 선봉에 선다.

현대차는 그 밖에 신형 그랜저(현지 수출명: 아제라)와 함께 제네시스, 벨로스터 등을 전시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선다. 기아차도 이달 초 서울모터쇼에 세계 최초 공개됐던 소형 전기 컨셉트카 ‘네모(NAIMO)’와 ‘K5 하이브리드’ 등을 함께 소개했다.

푸조 현지전략 컨셉트카 SxC
또 메르세데스-벤츠는 현지 시장을 겨냥한 고급 컴팩트 쿠페형 세단 ‘A클래스 컨셉트카’를 선보였고, BMW는 현지 부유층 고객을 겨냥한 스포츠 세단 M5 컨셉트카, 6시리즈 쿠페 등을 소개했다. 프랑스 푸조도 현지에서 개발한 고급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카 ‘SxC(상하이 크로스 컨셉트)’를 공개했다.

지난달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강진 및 해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는 신차 대신 자사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를 내세워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GM은 올 하반기 국내를 비롯, 전세계에 출시 예정인 새 중형 세단 ‘쉐보레 말리부’를 세계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4기통 에코텍(Ecotec) 엔진과 차세대 6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차선이탈경보장치 등 첨단 안전기술이 탑재됐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지엠 사장이 토스카 후속 격인 중형 세단 GM 쉐보레 '말리부' 차량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짝퉁차 여전= 한편 중국 현지 업체들의 ‘짝퉁’차는 올해도 등장했다. 예전에 비해 노골적인 베끼기는 없었지만 세계 유명 차량과 비슷한 디자인의 모델들이 적지 않았다.

앞선 ‘2009 상하이모터쇼’에서는 인부들이 중국 업체인 지리자동차의 ‘짝퉁’ 롤스로이스를 진짜로 오인해 롤스로이스 전시장으로 옮기거나, 당시 공개된 마티즈(현 쉐보레 스파크)의 짝퉁차 ‘QQ’가 중국 최다 판매 소형차로 등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합작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중국 자동차산업의 어두운 면이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체들은 외국 기업과 합작으로 통해 기술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프로젝트를 스스로 관리하고 실행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합작 모델의 폐해를 지적했다.

(사진=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