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내각 전원 사퇴
2011-04-01 10:12
바레인 시위사태 여파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쿠웨이트 내각 각료들이 31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루단 알 루단 국무장관은 “장관들이 이날 긴급 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총사퇴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내각은 의회가 부정수뢰 및 업무 수행 부진 등을 이유로 경제부총리, 정보·석유장관, 외무장관 등 왕가의 일원인 장관급 인사 3명에 대해 의회 심문을 추진하자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총사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쿠웨이트에서는 장관에 대한 의회 심문이 국왕에 대한 도전이라는 인식 때문에 매우 드물게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의회가 바레인 시위사태 당시 쿠웨이트의 미온적 대응을 문제삼아 외무장관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되자 행정부는 이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수니파 의원들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바레인 시아파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과 경찰 병력을 파견하며 적극 지원한 것과 대조적으로 쿠웨이트가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에 대해 불만을 보여왔다.
쿠웨이트 정부는 외무장관이 의회에서 바레인 시위사태를 주제로 추궁당할 경우 자국 내 시아파와 수니파 간 종파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고 판단, 결국 내각 총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내각이 총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셰이크 사바 국왕은 이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쿠웨이트에서는 최근 5년간 의회와 정부 간 마찰로 인해 모두 5차례의 내각 총사퇴와 3차례의 의회 해산이 이뤄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