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금융포럼>자본시장연구원 "정부 소유 증권사 합병으로 IB 육성"

2011-03-30 19:48

(아주경제 서진욱 기자)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이 탄생하려면 정부에서 지분을 가진 증권사를 합병해 대형화해야 합니다."

노희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국내 IB 육성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아주경제 주최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1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에서 노 연구위원은 "시장원리로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대형 금융투자회사 간 인수·합병(M&A)을 정부 주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부가가치가 높으면서도 환경 오염은 없는 IB를 독립적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일본·중국·호주에 비해 국내 IB 영향력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세계적으로 고위험·고수익 성격인 혁신산업이 육성되고 있는데 여기에 장기위험자본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IB를 독립 영역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IB 육성을 위해서는 역내 국가 간 협력도 수반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대형화를 통한 자본 확보와 특화된 IB 전략수립, 리스크 관리, IB 전문인력 확보와 육성, 금융상품 판매 네트워크 구축 등이 꼽혔다.

노 연구위원은 "국가 간 금융업무 진입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당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국가마다 인ㆍ허가 조건이나 절차가 달라 현지화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진출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부터 당국에서 나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노 연구위원은 "중국은 거대한 IB 시장"이라며 "증권업·자산운용업에 있어 정부 차원에서 양국 IB에 대한 인·허가 편의를 도모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회사 간 전략적인 제휴 또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초기 진출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연구위원은 활발할 인력 교류를 저해하는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취업을 꺼리는 선진국 IB 인력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자산운용·자금관리·파생상품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노 연구위원은 "IB는 상업은행에서 추구하기 힘든 고위험ㆍ고수익 업무를 담당한다"며 "자본시장에서 종합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