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건설업 성장률, 외환위기 이후 ‘최악’

2011-03-28 18:05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내 부동산 경기가 유래없는 한파를 겪으며, 건설업 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업 성장률은 전기보다 5.3%가 하락했다. 이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2월의 -5.6%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전년동기 대비 증감률은 -3.7%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4분기 -6.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주거용 건물건설이 전 분기보다 11.2%가 하락했고, 비주거용 건물건설은 0.2%가 떨어졌다. 반면 토목건설과 건물수선은 대규모 토목 공사와 노후 건물 리모델링 등의 영향으로 각각 6.0%, 2.6%가 올랐다.

건설업 부진은 투자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4.5%가 하락해 역시 1998년 2월 -6.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5%가 떨어져, 2008년 4분기 -7.2%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는 건설수주액과 건설기성액 감소, 건설업 고용률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워커에 따르면 지난 2월 건설사 채용공고는 6409건으로 전월 대비 3.2%,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하는 등 건설업계 취업 상황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 건설수주액과 건설기성액은 전기 대비 각각 37.1, 17.4%가 늘었으나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건설업 성장률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또 올해 1월 건설수주액과 건설기성액이 전월대비 67.2%와 38.9%, 전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33.9%와 1.9%가 하락해 추후 건설업 성장률이 얼마나 오를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비율(DTI)이 원상복귀 되면 주택 수요가 줄어들 수 있고 수요 감소는 또다시 공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택건설 성장률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택경기 침체로 사업장에 투입된 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서 금리인상 기조가 겹치며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부실 위기를 맞은 저축은행이 구조조정 여파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과 여신 회수에 나섰고,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유·철강·목재 가격 부담이 가파르게 오른 점도 향후 성장률 위축을 예상케 한다.

특히 최근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중견건설사의 부도 위기가 부각되면서 시장 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