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부당거래’ 의혹 증권사 5곳 추가 압수수색

2011-03-24 19:31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이성윤 부장검사)가 24일 현대증권 등 증권사 5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로써 수사대상에 오른 증권사는 10군데로 늘어났다.

검찰은 이날 오전 현대증권과 대신증권, 신한증권, 유진증권, LIG증권 등 5개 증권사 본점에 수사관들을 급파해 ELW 거래내역과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각종 전산자료를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3일 수사관 10여명을 투입해 HMC증권과 KTB투자증권, 삼성증권, 우리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압수수색하고 ELW 거래내역 등의 관련자료를 압수한 바 있다.

특히 ELW는 개별주식 또는 주가지수와 연계해 미리 매매 시점과 가격을 정한 뒤 약정된 방법에 따라 해당 주식 또는 현금을 매매할 권리가 주어진 증권이다. 검찰은 이들 증권사와 초단타 전문 주식투자자인 `스캘퍼‘들이 불법 매매로 수익을 얻는데 관여했는지, 스캘퍼들의 주식거래에 불법적인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했는지 등을 집중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캘퍼는 컴퓨터를 이용한 시스템 트레이딩을 통해 하루 최소 100차례 이상 매매를 하거나 100억원 이상 거래한 계좌를 보유한 초단기 매매자로, 현재 ELW를 비롯한 파생상품시장에서 90% 이상의 거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ELW 시장에서 호가를 촘촘히 제시해 가격 설정을 주도하면서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 역할을 맡고 있는 증권사들이 이들과의 유착했는지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증권사들은 거액을 투자하는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점 단말기를 제공하거나 수수료를 깎아주는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확보한 압수물을 토대로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파악한 뒤 증권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언론을 통해“개인이 아닌 증권사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틀에 걸친 압수수색은 모 증권사와 거래하는 개인투자자가 스캘퍼의 시세조종으로 손실을 보고 진정을 한 게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로써 약 20여곳에 달하는 ELW를 거래 증권사 중 절반 이상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ELW 시장에서 스캘퍼로 추정되는 개인 계좌는 전체의 0.08%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주무르는 돈(거래대금)은 34.13%로, 증권사들은 ‘큰손’인 스캘퍼를 유치해 위탁매매 점유율과 수수료 이익을 올리기에 경쟁적”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