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희-장민호, 봄눈같은 인생을 말하다

2011-03-11 09:42
연극 ‘3월의 눈’ 프레스콜 열려

▲'3월의 눈'의 주연을 맡은 배우 백성희, 장민호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고풍스런 어느집 툇마루. 고즈넉한 빛 속에 노부부가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침묵에 가까운 듯 하면서도 무심한 대사 한 마디에 따뜻함이 묻어난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연극 ‘3월의 눈’ 프레스콜이 열렸다.

3월의 눈은 두 주연 원로 배우 백성희(86), 장민호(87)씨에게 바치는 헌정공연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서계동에 문을 연 ‘백성희 장민호 극장’의 개관작이다. 살아 있는 배우 이름을 건 극장이 문을 여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

국내 최고령 배우인 백성희, 장민호 씨는 50년 이상을 함께 호흡 맞춰온 사이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의 연기는 자연스럽다. 대사는 물 흐르듯 흐르고 연기는 현실이 돼버린다.

이 작품은 이들 노부부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무력화시키는 세계를 담는다. 노부부는 곧 집을 떠나야 한다. 유일한 소생인 손자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집을 팔았기 때문이다. 3월의 눈 내리는 어느 날, 해체되는 집을 뒤로 한 채 노부부는 지나간 세월을 반추해 본다는 내용이다.

연출가 손진책, 작가 배삼식,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등이 참여했다. 11일부터 20일까지 공연. 입장료 2만~5만원. 문의 3279-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