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안경률 행안위원장 "정자법 개정안 비판, 기본 취지 마저 흔들릴 수도"
2011-03-09 11:11
“정치권 불신 돌파하는 길은 정치인 스스로를 버리고 진성성을 찾는 것”
한나라당 안경률 행정안전위원장 사진=홍정수 기자 |
스스로를 버리고 진성성을 보이는 것,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안경률 위원장이 말하는 정치권을 향한 불신을 없애는 길이다.
정치자금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비판여론의 한 가운데 있는 안 위원장을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실에서 만났다.
정치인의 진정성을 강조한 만큼 안 위원장은 정자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여론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정자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비판여론이 크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는 지난해 말 정자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다 역시 여론의 비판으로 무산됐던 사실을 거론하며 그 이후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번에 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하던 것을 이번에는 원내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논의를 했고 판사 출신을 포함한 여야 의원들과 충분히 논의를 해서 정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번의 수정안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다시 정리를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안 위원장은 이번 비판으로 오히려 소액 후원금으로 투명하게 정치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정자법의 기본 취지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만일 이번 일로 인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진다면 10만원의 소액 후원금도 이뤄지지 않고 결국 재벌에게 5000, 3000만원 씩 받아 정치하는 과거의 금권정치로 돌아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의 역풍은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소액후원금제마저 무위로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차기 원내대표를 준비하고 있는 안 위원장은 지난 달 직접 저술한 ‘발로 뛰는 경제 살리기’의 출판기념회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들이 총 출동하며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임을 과시한 바 있다.
그 자리에서 “대한민국 선진화와 통일한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며 사실상 원내대표를 향한 포부를 밝혔던 그는 이날도 통일에 대한 강한 소신을 내비쳤다.
“대한민국의 통일은 동포애와 휴머니즘으로 접근하는 것도 맞지만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서도 고려해야 합니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선진화와 함께 통일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 같은 노력을 위해 그는 특히 통일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통일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의 원칙은 맞지만 통일부는 원칙만 표명해 놓고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 장관이 중국도 가고 일본도 가고 해서 국제적 공조의 통일 노력을 보태야 정부 대북정책의 원칙이 성취될 수 있을 겁니다. 현재의 통일부는 그런 다각적인 노력이 부족합니다. 존재감과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도식적인 틀에 매여 있다면 통일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는 통일 문제에 이어 최근 서민경제난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지금 국내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최근 중동 아프리카의 민주화 혁명으로 인한 석유대란으로 원유가가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세계적으로 식량이나 원자재 가격의 폭등이 일어나고 국내에서도 심리적 동요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구제역이나 전세난 등 국내 문제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확실한 분석이 중요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서두르지 말고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어려운 분들의 고통을 함께 분담한다는 심정으로 가야 합니다.”
당내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대표로서 최근 당내 개헌논의를 주도했었던 안 위원장은 이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개헌에 관한 논의는 이미 17대 국회에서 당시 6개 정당이 모여 18대에 처리하기로 합의한 사항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개헌 논의 초기부터 구체적인 관심과 의견을 가지기엔 어려울 것인 만큼 일단 한나라당과 국회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정치권에서 기본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개헌의 시기에 대해서도 총선거나 지방자치단체선거가 없는 올해가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안 위원장은 차기 원내대표가 되기 위한 네 가지 포부를 강조했다.
“첫 번째는 한나라당 정권 재창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원내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고 이어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 것, 그리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 개발을 통해 다음 총선에서 정책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고 효율화 시킬것입니다.”
◇약력
△1948년 경남 합천 △부산고·서울대 철학과 △국회정책연구위원 △제 16·17·18대 국회의원(부산 해운대 기장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부산시당위원장·사무총장 △국회 행정안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