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실적, 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2011-02-10 16:44

(아주경제 김유경·이재호 기자) 대다수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안정적인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완전히 탈피한 모습이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자산건전성 및 적정성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선두 금융회사인 KB금융지주는 초라한 실적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KB금융·우리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IBK기업은행 등 4개 금융사가 지난해 실적을 10일 일제히 발표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금융사 중 가장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기업은행.

기업은행은 지난해 1조2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대비 81.6% 증가한 수치다. △순이자마진(NIM) 개선 △대출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안정적인 비용효율성 등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7%, 1.83%로 전기 대비 0.05%포인트, 0.02%포인트 각각 하락하며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도 전년보다 21.1% 증가한 1조2420억원의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순이자마진(NIM)이 전년대비 0.34% 포인트 오른 2.22%로 나타나는 등 수익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다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기업 구조조정과 건전성 기준 강화 등의 여파로 전년보다 1.64%포인트 급등한 3.24%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3년만에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지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왔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1조108억원으로 전년보다 230.0%나 늘었으며 총자산도 196조원으로 26조원이나 확대됐다.

하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9월 말 1.45%에서 지난해 말 1.50% 등으로 상승하는 등 자산 건전성은 다소 악화됐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금융사들의 호실적 속에 KB금융의 실적은 초라했다.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83억원. 전년보다 83.6%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2분기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고 4분기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관련 일회성 비용이 6525억원이나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연체율은 1%로 전년보다 0.37%포인트 증가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79%로 전년대비 0.68%포인트 급등하는 등 건전성도 악화됐다.

한편 금융권에서 가장 크게 웃은 곳은 신한금융지주.

지난 8일 신한금융은 2010년 실적발표를 통해 2조38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7년의 2조3964억원에 이어 사상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생명·신한캐피탈·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대부분 계열사가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들였으며,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신한금융과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외환은행도 지난해 1조55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보다 18.4% 증가했다. 순이자이익 등 총이익이 10.2% 증가한 반면 총경비와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각각 4.1%, 26.8%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