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회 START 비준 내달로 미룰듯”
2010-12-26 17:07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러시아가 미국과 체결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대한 비준을 다음 달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의회의 유력 인사가 23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 콘스탄틴 코사체프 외교위원장은 전날 미국 내 절차가 마무리된 START에 대한 비준이 신년 휴가가 끝나는 1월10일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사체프 위원장은 24일 중 START 비준안에 대한 1차 검토가, 1월10일 이후 2차 및 최종 3차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날 보리스 그리즐로프 러시아 하원 의장은 START 비준안이 미국 상원을 통과하자 이르면 24일 중으로 러시아 의회의 비준이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코사체프는 비준 연기가 미국 상원이 START를 비준하면서 채택한 결의안과 관련한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측이 주목하는 결의안 내용은‘상원은 START가 미사일 방어(MD) 배치에 제한을 가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대목이다.
START 비준 직전까지 공화당은 미국과 러시아가 원안에 대한 수정 끝에 최종 합의한 START 문안 중 미국의 유럽 MD 시스템 구축과 러시아의 협정 파기 권리를 연계한 대목(서문)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유럽 MD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를 반영한 문제의 서문 내용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미국의 MD 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설득했고, 결국 상원의 여야의원들은 START와 MD가 무관하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를 채택하는 조건으로 비준안을 통과시키는 타협점을 찾았다.
그러나 러시아측의 비준 연기가 비준 거부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러 양국관계를 재설정하는 상징성을 지니는 새 START는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해 채택됐으며 각국의 전략 핵무기 숫자를 현재의 2천200기에서 1천550기로 감축하고, 상호 무기 모니터.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