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기업' 사냥에 나선 구글, 왜?
2010-12-21 07:03
'1위 기업' 사냥에 나선 구글, 왜?
이달 초 유럽연합(EU)이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구글의 끝없는 사업확장 전략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구글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무려 20억달러를 투자해 32개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글의 인수ㆍ합병(M&A) 전략이 해당 분야의 독점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스티브 펄스타인(Steve Pearstein)은 구글이 해당 분야의 1위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이 구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나 페이스북(Facebook)과 같은 경쟁자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구글은 7억5천만달러를 들여 1위 모바일광고회사인 애드몹(AdMob)을 인수했고 7억 달러를 투자해 항공료 검색회사인 ITA 소프트웨어도 품에 안았다.
이와 관련해 구글은 구글 공공정책 블로그(Public Policy Blog)를 통해 인수와 반독점법에 관한 구글의 생각을 밝혔다.
다음은 인수와 반독점법(Acquisitions and antitrust)에 관해 구글이 블로그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 "모든 기업은 만들거나(Build) 사는(buy) 결정을 한다" = 펄스타인은 구글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새로운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우리나 대부분 기업들이 이러한 결정에 접근하는 방법이 아니다.
새로운 제품을 회사 내부에서 만들 수도 있지만, 때때로 기업은 다른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제품을 더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MS는 2008년에 검색엔진 업체인 파워셋(Powerset)을 인수한 뒤 검색엔진인 빙(Bing)을 만드는데 활용했다. 아마존은 자체 온라인 신발 판매 사이트를 만드는 대신 2009년에 자포스(Zappos)를 인수했다. 독점방지를 위한 하트-스코트-로디뇨(Hart-Scott-Rodino)법은 만약 이러한 인수가 경쟁이나 소비자를 위협하는 것이라면 이행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 "구글은 다른 기업과 인수 경쟁을 하고 있다" = 펄스타인은 구글이 해당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MS나 애플(Apple), 또는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에게 인수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MS나 애플 등은 인수에 나설 수 있는 상당한 규모의 현금이나 주식을 갖고 있으며 실제 구글이나 다른 기업들과 스타트업(startup) 기업들의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7년 구글은 인터넷 광고업체인 더블클릭(DoubleClick)을 인수했는데 그 이후 MS는 디스플레이 광고회사인 에이퀀티브(aQuantive) 인수에 두 배의 금액을 쏟아부었고 야후(Yahoo) 역시 광고 거래업체인 라이트 미디어(Right Media)를 인수했다.
큰 기업들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다른 기업의 인수에 나선다.
◇ "인수는 보통 소비자나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 반독점법은 경쟁자가 아닌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됐다. 그리고 구글의 인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을 창조해 왔다.
2004년 인수한 위성 지도 서비스업체인 키홀(Keyhole) 덕분에 처음으로 소비자에게 무료 위성사진을 제공한 구글 어스(Google Earth)가 탄생할 수 있었다.
2005년 투자한 조그만 회사인 안드로이드(Android)가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 탄생으로 이어져 스마트폰 분야에서 더 많은 경쟁과 개방성을 가져왔다.
까다로운 기업공개(IPO) 시장을 감안하면 인수는 스타트업 기업에게 성공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준다. 따라서 대기업이 이들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막는 것은 스타트업 기업의 기회를 제한하고 그들에게 투자한 자본이 수익을 얻는 것을 방해한다.
◇ "법원과 규제당국은 합병의 효율성을 인식하고 있다" = 법원과 규제당국은 한 분야에서의 1등 사업자가 다른 분야의 1등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을 여러 차례 승인했다. 오라클(Oracle)의 시벨(Siebel) 인수나 아마존의 오더블(Audible) 인수, 어도비(Adobe)의 매크로미디어(Macromedia) 인수가 그 예다. 각각의 기업들은 해당 분야에서 1위 사업자였지만 합병은 승인됐다.
반독점법은 꽤 튼튼하고 법원은 이 법을 새로운 제품과 기술에 잘 적용해 왔다. 구글은 앞으로도 공정하고 정직하게 사업을 해 나갈 것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