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통큰치킨 발언’에 SSM 규제 완화될까?

2010-12-16 19:04
SSM 규제 완화 가능성 낮아, 가격담합 등 관리 강화될 듯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통큰치킨’ 관련 발언을 계기로 기업형 슈퍼마켓(SSM)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정위 회의실에서 ‘2011년도 공정거래위원회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직전 가진 공정위 간부들과 환담에서 통큰치킨에 대해 “영세상인들의 상권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선택권도 중요하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나도 2주에 한번 정도는 치킨을 먹는다”며 “치킨값이 조금 비싸지 않느냐”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SSM을 규제해 영세상인들의 상권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좀 더 싼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권리도 존중해야 하지 않느냐는 뜻을 이 대통령이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소규모 자영업자 중심의 골목 슈퍼마켓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정부의 SSM 정책이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영세상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분 하에 SSM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은 저렴하게 물건을 국민에게 공급해 복지를 증진해온 SSM의 긍정적인 영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일각에서는 지적해 왔다.

즉 품목에 따라선 영세상인들보다 더 싼 값으로 물건을 파는 SSM에 대한 규제를 계속 강화하다 보면 더 싼 값으로 물건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SSM 정책이 변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 “대통령은 통큰치킨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며 “대통령의 발언은 SSM 정책과는 관계 없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SSM 규제를 완화하려면 최근 개정된 SSM 규제 관련 법률들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논쟁을 거쳐 SSM 규제 관련 법률들을 개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SSM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SSM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SSM 규제 관련 법률들을 다시 개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SSM에 대한 규제가 다시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SSM 규제는 완화하지 않더라도 가격 담합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SSM 규제는 계속 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최근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에 대한 가격담합 조사를 실시했으며 발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생필품 가격정보 제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업자간 가격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생필품 가격정보 제공 대상 품목 수를 올해 80개에서 내년에 100개로, 대상 유통업체수는 135개에서 162개로 늘릴 예정이다. 국내외 가격차 조사 대상 품목도 올해 48개에서 내년에 50개로 늘린다.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leekhyo@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