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가 938선에서 2,009선으로 급등한 가운데 주요 재벌가(家)의 상장지분 가치는 3배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3년여 만에 `2,000 시대'를 열었지만 그 수혜는 상당 부분 주요 대형주(株)를 보유한 재벌가에 집중됐다는 뜻이다.

   15일 재벌닷컴이 1조원대 주식 부호 15명의 상장지분 가치를 분석한 결과, 지난 14일 현재 지분가치는 전체 38조1천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김준일 락앤락 회장(1조399억원.신규상장)을 제외한 14명의 지분가치는 37조735억원으로,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찍었던 2008년 10월24일 9조8천714억원 대비 27조2천20억원(275.6%) 늘었다.

   10조원에 못 미치던 지분가치가 2년여만에 40조원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14.2%도 크게 웃도는 증가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06억원에서 1조9천408억원으로 3천102.4% 급증했다.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 C&C는 14일 현재 8만7천100원으로 지난해 11월 공모가(3만원) 대비 2배가량 급등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가치는 1조2천121억원에서 8조9천896억원으로 641.7% 늘었다. 4조1천억원 안팎인 삼성생명 보유지분을 제외하더라도 1조2천억원대에서 4조8천억원대로 4배로 증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별다른 신규상장 효과 없이도 1조7천72억원에서 6조7천446억원으로 주식 재산이 295.1% 불어났다.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5천918억원에서 2조1천964억원으로 271.1% 급증세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분가치는 9천483억원에서 3조4천236억원으로 261.0% 늘었다.

   자수성가형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1천573억원에서 1조2천164억원으로 673.5%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2조1천111억원(209.3%),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2조589억원(219.9%),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1조8천516억원(60.5%), 구본무 LG그룹 회장 1조6천610억원(127.1%),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1조6천398억원(138.7%),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1조2천81억원(122.4%), 이재현 CJ그룹 회장 1조256억원(229.2%)의 지분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건희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은 4천414억원에서 1조62억원으로 지분가치가 128.0% 증가하면서 이명희 회장과 함께 1조원대 여성 주식부호에 올랐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