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실채권 급증… 리스크 관리 '비상'
2010-12-12 11:45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올 들어 금융권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높아지면서 부실채권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내년에도 부실채권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합계는 30조3410억원으로 지난해 말(15조9553억원)보다 90% 이상 급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권도 9월 말 현재 고정이하여신이 6조3187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564억원) 대비 4.3% 늘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31.7% 증가했고, 신용협동조합의 고정이하여신은 1조330억원으로 20.5% 늘었다.
다만 보험사와 투자매매·중계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업과 가계 등 전 부문의 대출채권 부실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부실채권 규모는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구조조정기금 운용계획을 살펴보면 내년 신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권의 부실채권은 최대 27조4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1조원의 구조조정 자금을 투입해 부실채권을 매입할 계획이다.
저축은행권도 신규 발생할 부실채권 규모가 6조7000억원 수준이다. 특히 PF 대출에서만 3조8688억원의 신규 부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내년에도 쉽게 호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실태조사 결과를 봐도 부실화가 진행된 PF 사업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