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내년 바이오디젤 관련 제도 변화 등 국내 경유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관측되면서 이에 따른 정유업계의 대응이 업계 초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바이오디젤 면세 연장 여부가 불투명함에 따라 정유사와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내년 사업 준비 일정을 미뤄왔다. 그러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바이오디젤 면세 1년 연장 법안이 통과되면서 업체들이 뒤늦게 바빠지고 있다.
　
당초 이 법안은 바이오디젤 원료 중 폐식용류만 면세한다는 내용이었으나 입법 과정에서 전체 원료에 해당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고사 위기에 몰렸던 바이오디젤 업체들이 안도하고 있는 한편, 면세 기간이 1년으로 정해지면서 RFS(신재생연료혼합의무화) 도입시기도 2012년으로 빨라질 것으로 보여, 구매자인 정유업계는 부담이 커졌다.
　
△바이오디젤 입찰에서 정유사 사업윤곽 나올 듯
　
RFS가 도입되면 현재 2%인 바이오디젤 혼합률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구매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정유사가 직접 생산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 연말 바이오디젤 구매계약 입찰에서 이러한 사업 향방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 바이오디젤 제조업 진출이 가장 유력한 GS칼텍스는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에서 통상 1년 단위였던 계약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매자인 정유사가 바이오디젤 생산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기존 바이오디젤 업체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만큼 공정한 시장경쟁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정유사는 바이오디젤 혼합률 3% 확대시 직접 생산에 진출하겠다고 밝혀왔는데 내년 2% 유지가 확정된 상황에서 직접 생산 진출의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기존 바이오디젤 납품업체와 재계약 여부 고심
　
이번 입찰에서 정해지는 거래가격 수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곡물가격 수준을 정유사가 입찰가격에 제대로 반영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정유사가 아예 입찰을 실시하지 않고 기존 거래업체와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경 현대오일뱅크가 전년과 동일한 계약수준으로 기존 납품업체들과 계약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이러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20일도 채 남지 않은 촉박한 일정을 핑계로 정유사들이 재계약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재계약은 정유사가 가격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기존 납품업체의 입장에선 입찰경쟁을 피할 수는 있지만 계약조건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다른 업체의 납품 기회를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보일러등유 폐지…경유에 흡수되나
　
내년에는 보일러등유가 폐지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그 물량이 얼마나 경유에 흡수되느냐도 관심사다.
　
최근 석유관리원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보일러등유는 본래 용도인 난방유 사용량은 거의 없고, 발전용과 목욕탕 등 일부 산업용 수요 외에는 거의 다가 경유에 섞어파는 유사경유로 불법전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보일러등유가 폐지되면 유사경유에 전용되던 물량 만큼 경유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경유에 실내등유를 섞을 수도 있지만 이 경우 경유를 최소 50% 이상은 섞어야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속하기도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는 보일러등유에 대한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S-OIL이 보일러등유 폐지에 따라 일부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