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주민, 어디로 가나?…임시거처 '난항'
고향을 떠난 연평도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에서 피난중인 연평도 주민과 인천시의 임시거처 논의가 1주일째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연평주민비상대책위원회는 임시 숙소인 중구의 찜질방 '인스파월드'에서 3시간여에 걸친 대책회의를 열어 식비와 공과금, 최저임금에 준하는 생계비를 지급해 달라는 기존 요구안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어제 요구안을 윤석윤 부시장에게 구두로 전달했지만 시측은 절충안을 내라고 요구할 뿐 아무런 대화의 채널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민 생활에 기본적인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다른 협상 카드(절충안)를 제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시는 임시 거처로 ▲인천시내 다가구주택(400가구)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건설기술교육원 ▲김포시 미분양 아파트(155가구) ▲인천시 중구 신흥동 찜질방 '인스파월드' 등 4가지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시측은 비대위로부터 어떤 제안이나 조건도 공식적으로 받은 적이 없어 당장 협상 테이블에 앉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상황 파악차 임시숙소를 방문한 김광석 자치행정과장은 "비대위 협의 진행 상황을 보러 왔다. 아직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비대위의) 합의안이 나오면 이에 대해 논의하고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주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으면서 숙소 생활이 열흘 넘게 이어지자 주민들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 주민은 "지병 때문에 병원에 다녀왔는데 안정된 생활을 찾으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럴수 없으니 답답하다. 무작정 기다리는 것에 지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