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판단력 오락가락…결정 번복 많아
2010-12-02 13:24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건된 평양무용대학을 현지지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이 사진을 보도하며 정확한 현지지도 일시는 밝히지 않았다.[연합뉴스]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건강 악화 이후 판단력과 결단력이 급격히 떨어져 자신이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1일 드러났다.
또 중국의 기업들이 북한의 알짜배기 광산 차지를 위해 중국의 고위직을 매수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미국은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일 건강 악화 이후 결정 번복 잦아” = 주선양(瀋陽) 미국총영사관이 지난 1월 11일 미 국무부에 보고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접촉한 정보원으로부터 김정일이 건강이 악화한 이후 현저하게 결단력이 약해졌다는 정보를 얻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말 베이징에서 한 북한 유학생이 ‘이탈’하자 중국에 거주하던 북한 학생과 학자, 과학자들에 대한 소환령을 내렸으나 중국 동북지역에서 활동하던 무역 담당 관료들이 이를 취소할 것을 김 위원장에게 건의, 백지화시켰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동북지역의 북한 무역업체들은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오히려 인원을 충원했다는 게 이 정보원의 전언이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북한의 알짜배기 광산 확보를 위한 중국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의 최대 구리 광산인 혜산 광산 차지를 위해 산둥(山東)의 ‘과다’와 저장(浙江)의 ‘완싱’ 그룹 사이에 벌어졌던 다툼이다.
이 외교 전문은 “이 정보원은 중국 상무부가 2개 기업의 합작을 승인했음에도 서로 단독 개발권을 따내고 싶어했고 결국 원자바오 총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완싱이 일정액을 지급하고 과다를 밀어낸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기술했다.
이 정보원은 완싱과 과다의 경쟁 과정에서 누군가가 원 총리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상당액(1만 달러짜리 환어음)을 지불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또 북한과 중국의 고위 관료들이 북중 기업 간 경제 합작에 개입, 자신들이 지원하는 기업에 사업권이 돌아가게 하고 사례금을 챙기는 경우가 잦으며 북한 고위 관료의 자녀는 북중 합작회사에 취업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