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의 다음 표적은 뱅크오브아메리카?
2010-12-01 16:21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다음 표적으로 지목됐다.
CNN머니에 따르면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샌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형 은행들 가운데 한 은행의 비윤리적 행위를 고발하는 수천건의 문건들을 폭로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공식적인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타깃이 BoA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샌지는 일 년 전 한 인터뷰에서 “한 BoA 임원의 컴퓨터에서 5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하드드라이브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확보한 문건을 어떤 방식으로 표출한 것 인지가 관건”이라며 “방대한 압축파일을 대중에 공개할 경우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문서를 살펴보고 주목할 만한 뭔가를 찾는 재미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샌지는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내년 초 수십 혹은 수천건의 문서를 공개할 것”이라며 “지난 2001년 거대 에너지 회사인 엔론을 무너뜨린 것에 비견되는 고강도 수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이같은 소식을 게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날 아일랜드발 유럽 재정위기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급락세를 띄는 동안 BoA뿐 아니라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금융주의 주가는 1~2% 하락하는 데 그쳤다.
베리 리톨츠 자산매니저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은행들은 지극히 무능력하고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으며 납세자들의 지원 없이는 죽은 것이나 진배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며 “위키리크스의 은행권에 대한 문서는 자유예금(free checking)이 그다지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고 알리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머니는 민주당의 칼 레빈 상원의원이 지난 4월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한 골드만삭스의 내부 이메일 내용이 월가에 훨씬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18개월간 조사해 확보한 서류와 이메일을 토대로 "골드만삭스가 2007년 주택가격 폭락을 이용해 큰 수익을 챙기는 전략을 세워 고객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 바 있다.
CNN머니는 아울러 은행권의 비윤리적인 행위는 새로운 뉴스거리로 주목받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부실한 파생상품을 무분별하게 판매하고 주택압류 절차상 오류를 범한 은행권의 기밀은 이미 공개됐다는 것이다.
피터 코한 매니지먼트컨설턴트는 "어샌지가 대단한 문서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라면서도 "문제는 이 시점에서 드러날 수 있는 비밀이 더 이상 놀랄 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