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사 “글로벌 시장서 가속 페달 밟는다”
2010-11-30 15:44
한국·금호·넥센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잇달아 국내외 공장 신·증설을 통해 생산량 증대에 나섰다. 이들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특히 세계 타이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중국에서는 선점 효과를 내세워 이들 지역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
한국타이어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14년까지 연산 1억1000만본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기 위해 중국 제3공장 및 인도네시아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넥센타이어는 지난 6월 경남 창녕에 연산 2100만본 규모의 타이어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금호타이어 역시 워크아웃으로 중국 및 베트남 공장 신증설 계획을 변경했지만, 상황이 개선되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타이어 업체들의 이같은 생산능력 확대는 구매·제조·판매 각 단계에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장 신증설 투자에는 상당한 자금이 소요된다. 따라서 이 같은 투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에 상응하는 판매량 중대가 필수적이다.
한국신용평가 김용강 연구원(기업평가본부)은 “적극적으로 국내외 확장투자를 실시해왔던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판매가 위축되면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세계 타이어 시장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성숙기에 접어든 북미 및 유럽 지역은 전체 시장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포함, 아시아 시장이 29%를 구성하고 있다. 이 중 미국 시장은 세계 최대의 단일 타이어 시장으로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소비자들의 특징은 타이어가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품질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고려, 국내 기업들은 중국 및 인도네시아산 저가 타이어보다는 뛰어난 품질과 비슷한 품질수준의 일본 및 캐나다산 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국내산 타이어의 품질수준이 미국 소비자에게 상당 부분 인정받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은 국내 업체들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국내 업체들은 2009년 기준 한국타이어의 현지 연산 규모는 2800만본, 금호타이어 3035만본, 넥센 600만본 등 총 6435만본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규모면에서 선두권에 있다.
게다가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징벌성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safe-guard)를 발동함으로써 중국 업체들의 내수 경쟁이 심화되면서 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을 예상돼,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한 국내 업체들의 중장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