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24일 북한의 무차별 포격을 받은 연평도를 방문, 해병대로부터 교전 상황 보고를 청취하고 피해지역을 둘러보면서 주민들을 위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안형환 대변인과 함께 헬기편으로 연평도에 내려 북한의 포탄 공격을 받은 해병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했다.

안 대표의 연평도 방문에는 이곳을 지역구로 둔 박상은 의원과 육군 포병 장성 출신인 황진하 의원이 동행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북이 연평도에 피해를 많이 입혔지만 K-9 자주포의 화력을 감안할 때 북 기지들은 거의 초토화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안 대변인이 전했다.

주민들은 간담회에서 이주와 생계보장, 대피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안 대표는 "일단 이주대책은 장기적 차원에서 정부와 협의하겠다"며 "생계 대책은 빨리 도움되는 방향을 찾고 대포 문제는 즉시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변인은 "평화롭게 살고 있는 마을에 어떻게 이런 무차별 포격이 가해질 수 있는지 정말 놀랍다. 북의 반문명.반민족적 행태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며 "연평도 주민은 강력한 응징을 원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박주선 천정배 조배숙 최고위원, 양승조 대표비서실장이 연평도를 찾았다.

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일부 주민들은 "주민들이 안보의 볼모가 된 것 아니냐"며 우리 군의 대응사격이 화를 키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석 대변인에 따르면 주민들은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은 어제 썰물로 주민 대부분이 해안가에 굴을 캐러 갔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북한의 1차 포격 때 섬은 피해가 없었는데 우리 군이 대응하면서 북한이 섬으로 2차 포격을 가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주대책 요구에 손 대표는 "북한의 포 사거리 내에 있는 지역은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안전 확보를 위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남북교류와 평화를 통해 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변웅전 이진삼 최고위원, 박선영 대변인과 함께 연평도를 찾았다.

이 대표는 군 보고를 청취한 뒤 "초기 보고와 사후 보도에 차이가 있어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며 "이번 사건은 민간인을 타격한 전쟁범죄로 초기에 완벽하게 제압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총리실도 정부 차원의 피해 현장 조사 및 대책 검토를 위해 김황식 국무총리의 연평도를 방문을 추진했으나 김 총리가 "갈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취소하도록 해서 성사되지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오후까지도 준전시상태로 볼 수 있는데 정당 대표들에 이어 총리까지 현장을 찾으면 공무원이나 주민들이 사태 수습에 전력을 다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 이런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