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회상을 반영한 유행어 'BEST 3'
2010-11-23 15:24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누리꾼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사회상을 반영하는 각종 유행어들을 만들어내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올해의 인터넷 유행어에는 특히 치솟는 물가를 한탄하는 내용, 대형 포털업체의 횡포를 꼬집는 내용, 권력층의 오만함을 비난하는 내용 등이 다양하게 담겨있어 주목을 끌었다.
무엇보다 올해의 경제 사회 최대 이슈인 마늘, 콩, 면화, 콩, 설탕 등 주요 농산품 물가 상승과 관련한 유행어가 대거 탄생해 네티즌들 사이에 회자됐다.
치솟는 농산품 가격을 한탄하는 유행어 중에는 "마늘값 너무하네(蒜你狠·쏸니헌)“, "콩값이 장난하나(豆你玩·떠우니왈)”, “면화 장풍(棉花掌·몐화장)”, “설탕값이 대단하네(糖高宗·탕까오쭝)"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들 유행어는 각각 본래 동음어를 패러디한 것으로 중국 내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스런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예를 들면 "蒜你狠"은 본래 동음어인 “너 진짜 너무하다”는 “算你狠”을, 豆你玩은“너갖고 장난치다”는 뜻의 "逗你玩"을, "棉花掌"은 “면화값이 치솟다”는 뜻의 "棉花涨"을, "糖高宗"은 “당나라 고종황제”라는 뜻의 "唐高宗"을 각각 패러디한 것이다.
또한 최근 네티즌을 볼모로 중국 대형 보안 포털업체인 치후(奇虎)360과 텅쉰(騰訊·Tencent)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면서 급속히 인기를 끈 유행어도 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一个非常艰难的决定)”가 바로 그것.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말 360이 '360세이프'라는 보안 프로그램을 개발, 그 동안 경쟁업체인 텅쉰의 메신저 프로그램인 QQ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부터다.
이에 대항해 텅쉰이 7억명의 QQ 메신저 이용자에게 360세이프가 설치된 프로그램에서는 QQ메신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하는 서신을 보내면서 “이렇게 하기까지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라고 전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샀다.
네티즌들은 7억 명을 볼모로 QQ 메신저 이용을 금하는 횡포를 부려놓고도 텅쉰이“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한데 대해 뻔뻔스런 행각이라고 질타했다.
이번 사건 이후 인터넷에서는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는 말은 희화화돼 유행어로 번졌다.
한편 권력층의 권력 오남용 실태를 꼬집고 이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를 담은 “우리 아버지가 리강이야(我爸是李刚)”도 최근 인기 유행어로 떠올랐다.
이 말은 대학 캠퍼스에서 20대 젊은이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치여죽인뒤 뺑소니를 치다가 경비원들이 자신을 제지하자 내가 누군데 함부로 막냐며 외쳐댄 말이다.
조사결과 이 젊은이는 바오딩시 베이스(北市)구 공공안전분국의 리강(李刚) 부국장인 아버지의 '빽'을 믿고 안하무인 격의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 말을 풍자한 글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심지어 이 사건은 올해 치러진 일부 지방의 공무원 시험문제로까지 출제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중국 장시(江西)성 한 도로 변에는 “너네 아버지는 리강이 아니야(你爸不是李刚)”라는 안전 표지판이 세워져 지나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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