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대부' 도요안 신부 선종

2010-11-22 21:28

   '한국 노동운동의 산증인'이자 '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로 50여년간 한국에서 활동하던 푸른눈의 신부 도요안 신부(미국명 존 트리솔리니)가 22일 오후 선종했다. 향년 73세.

   도 신부가 소속돼 있던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도 신부님이 오늘 오후 3-4시께 보문동 노동사목회관 사제관에서 선종하셨다"며 "책상에 앉아 책을 집필하시던 중 조용히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도 신부는 1993년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내고, 2004년에는 척추암에 걸리는 등 병마에 시달려왔으나 투석치료를 받으며 일상업무를 계속해왔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허윤진 신부는 "최근 감기 등이 겹쳐 몸 상태가 좋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미국 뉴저지주 출신으로 남자수도회인 살레시오회 소속인 도요안 신부는 1959년 뉴저지 돈보스코 신학대 학생 때 선교사로 파견돼 광주 살레시오고에서 영어교사로 사목 실습을 하면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도 신부는 1962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1968년 다시 한국을 찾아 영등포 공장지역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했으며 고(故)전태일 분신사건 이듬해인 1971년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노동사목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한국 노동자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애써 왔다.

   그는 1986년 종로성당에 노동사목회관을 마련한데 이어 1992년 명동에 외국인노동자 상담소를 설립했다. 1999년 제1회 노동문화상 노동복지부문상을 받았다.

   1990년대부터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에서 외국인 사목을 전담하면서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과 복지증진을 위해 헌신, 이주노동자의 대부이자 울타리 역할을 해왔다.

   장례는 살레시오회에서 주관하며, 구체적인 장례절차는 23일 확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