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일 사태 후폭풍…'개미'들도 쇼크
2010-11-12 20:12
"정말 악몽을 꾸는 느낌입니다. 몇백만원 벌려다 순식간의 풋매도로 빚만 수억원 쌓였습니다"
지난 11일 '옵션만기일 쇼크'로 개인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손실을 보면서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와이즈에셋자산운용사가 순식간에 800억원대 손실을 내는 등 기관들이 후폭풍에 휩싸여 있지만 '개미'들 역시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나 '대박'을 노리고 선물·옵션 시장에 뛰어드는 개인들이 적지 않아 이번 사태의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팍스넷 등 주요 증권전문 사이트에는 풋옵션 매도로 `벼랑 끝' 상황에 처한 투자자들의 한숨이 넘쳐나고 있다.
행사가격이 252.5인 11월물 풋옵션(252.5풋)은 장중 최저 1천원까지 떨어졌다. 이론상이기는 하지만 최저가에 사들여 끝까지 보유해 행사했다면 499배 수익이 가능했다.
뒤집어 말하면 누군가는 최대 499배 손실을 물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선물옵션 시장은 전형적인 '제로섬' 시장이기에 주로 풋옵션을 매도한 투자자들은 매수투자자들의 '대박'과 동일한 규모로 손실이 확정된다.
상품에 따라 수백배 수익이 난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당장 수백만원 투자금으로도 수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된 셈이다.
실제로 252.50풋에서는 최저가인 1천원에서 약 52만계약, 5억2천만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론상이기는 하지만 약 2천500억원의 수익과 손실이 교차한 셈이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주변에 예상치 못한 이익을 냈다는 투자자와 감당할 수 없는 만큼 큰 손실을 떠안은 투자자가 적지 않다"며 "선물옵션 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심하지만 이번에는 워낙 이례적으로 급변동했기에 '개미'들의 손익이 극적으로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날부터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에 대해 손실 청구에 나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위험 '제로섬 게임'이 이뤄지는 옵션시장은 사전 지식과 필요한 준비를 하지 않고는 개인투자자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시장"이라면서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결정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