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中 경유대란 단기 영향 미미, 장기적 호재”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중국의 경유대란이 국내 정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중국의 경유 부족 사태를 두고 국내 정유업계에 대한 갖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정유사들은 12일 “이번 사태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우선 근본적으로 경유제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중국은 경유를 수입하지 않고 거의 자체 물량으로 충당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정유사들이 중국에 수출한 경유는 약 201만배럴로 전체 경유 수출물량(9453만배럴)의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출이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이뤄지고 있어 단기 수요 상승에 비탄력적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미 수출에 필요한 13개월치 생산계획을 잡고 있다”며 “케파와 원유도입량이 정해져 있어 전자제품처럼 단기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구조적인 문제도 한몫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중국 회사들이 자유롭게 트레이딩하면 수출을 즉각 늘릴 수도 있겠지만 국가차원에서 하다보니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수혜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유대란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중국이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원유 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어, 장기적으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제품가격 상승을 유도하면서 전반적인 정유시황이 개선될 수 있는 것.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베이징 올림픽 때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을 낮추기 위해 벙커C유를 못쓰게 하고 경유 사용을 촉진시켰다”며 “당시 정유사의 정제마진이 개선됐던 만큼 이번 사태도 장기적으론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S-OIL 관계자는 “경유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해진 수출 계약 건이 있어서 바로 물량을 늘릴 수는 없지만 대신 중국에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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