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기에 오히려 담배 의존 늘어

2010-11-09 20:35

한 갑에 대략 6파운드(한화 약 1만1천원)에 달하는 담배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불황기에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암재단이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흡연자에게 지난 3개월간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2007년에는 32%에 달했으나 2008년에는 23%로 줄었고 2009년에는 22%로 다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이 최근 조사에서는 17%까지 떨어졌다.

값비싼 담배 가격 때문에 경기침체기에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정반대 결과다.

보고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신적 위안을 위해 담배에 기대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암재단에서 담배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로버트 웨스트 교수는 "살기가 힘들어지면 사람들이 금연처럼 힘든 것을 해내려는 정신적 에너지를 갖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살람살이가 힘든 극빈곤층의 경우 가처분 소득의 약 20% 가량을 담배에 소비하기도 한다고 웨스트 교수는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담배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손으로 직접 말아서 피우는 담배로 옮겨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 하루 한 갑을 피울 경우 연간 담배에 들어가는 비용은 2천500파운드(한화 약460만원)가 넘는다.

흡연과 건강에 관한 행동(AHS)이라는 금연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마틴 도크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희망이 없다고 느낄 때에는 긍정적인 변화를 시도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금연 지원에 더 적극 나서야 하고 특히 담배 제조업체들이 젊은이들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도록 적극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부 대변인은 "흡연은 여전히 가장 큰 조기 사망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흡연에 대처하는 대책은 이미 정부의 최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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