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제패를 꿈꾼다
올 한 해 국제적인 ‘키워드’는 단연 중국이다. 위안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노벨평화상……. 올 해 세계적 화두의 중심에는 항상 중국이 있었다.
특히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달라진 ‘태도’는 세계를 놀라움을 넘어 당혹스럽게 했다. 중국의 변화의 정점은 단연 일본과의 ‘한판승’이었다.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원 다툼에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 금지, 대규모 관광취소 등 ‘융단폭격’을 퍼부으며 일본을 순식간에 궁지로 몰았다.
일본이 댜오위다오 관계자 전원을 석방하며 ‘백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또 다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분기 GDP가 중국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던 일본은 댜오뒤다오 사건으로 국제적 ‘굴욕’을 당했다.
현재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앞에서도 중국의 목소리는 작아지지 않았다. 중미 무역불균형의 원인을 저평가된 위안화로 지목한 미국은 중국을 ‘거세게’ 압박해 왔지만 중국은 꿈쩍도 않는 눈치다.
미국산 닭고기에 반덤핑 관세를 물리는 등 ‘맞짱’을 뜨면서도 ‘자국의 특수성’과 ‘위안화 개혁’ 등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며 ‘안달복달’인 미국에 ‘요지부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프랑스 방문을 앞둔 1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주성, 통제가능성, 점진성’ 등 위안화 환율 관련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후 주석은 “환율 문제를 두고 세계와 협력하겠지만 위안화 절상은 없다”며 서방이 원하는 급격한 위안화 절상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지난 10월 8일 세계의 이목은 다시금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의 반체제인사 류사오보(劉얍챜)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기 때문.
중국은 이번에도 노르웨이 대사를 소환해 불괘감을 ‘적극’ 표출했다. 또한 수감 중인 반체제 범죄인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것은 중국 사법 주권에 대한 폭력적인 간섭이며, 이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동시에 노르웨이에 다각적 ‘보복조치’를 취했다. 쌍무 무역협정을 체결을 위해 노르웨이와 진행 중이던 정부 간 협상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또한 노르웨이 공연팀의 중국 뮤지컬 공연 허가도 취소했다. 최근에는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열린 미스월드 선발대회에서 예선 1위를 차지한 노르웨이 대표가 최종 결선 5인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서방은 이를 ‘류사오보에 노벨평화상 수여’한 노르웨이에 감정적 대응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것은 급성장한 경제력 덕분이다. 국내총생산 세계 2위(9조470억 달러), 수출액 세계 1위 (1조2015억 달러), 수입액 세계 2위(1조57억 달러), 수출시장 1위 품목수 세계 1위(1210개), 총인구 세계 1위(13억3861만 명).
중국은 경제 각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는 이미 미국의 2배를 넘었다. 내수시장 역시 최근 10~20% 속도로 커지고 있다. 또한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밑천’ 삼아 세계 5위의 투자대국이 됐다.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으로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일각에서는 ‘중화패권’ 이 꿈틀대고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메가트렌드 차이다(China’s Megatrends)’, ‘차이메니카(Chimerica)’,팍스 시니카 등 중국의 세계 제패를 예견하는 신조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이 머지않은 미래 미국을 제치고 새로운 ‘패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은 스스로를 방어하는 ‘중국만의 특수성’으로 인해 미래를 낙관도 비관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만약 중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지 못한 ‘슬픈 이무기’가 된다면 그 주된 원인은 경제력에 비해 취약한 문화영향력, 취약한 사회 시스템과 가치체제 그리고 폐쇄적 정치 구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은 지난 10월 제17기 5중전회를 통해 향후 5년의 경제운용 방침을 정했다.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 파이 키우기에서 공정하게 분배, 오염을 동반하는 발전 방식에서 저탄소 친환경 사업 등 대대적인 경제 방식 전환을 시도할 예정이다.
5중전회는 또한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하면서 차세대 지도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앞으로 5~10년 동안 중국은 또 한차례의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기간을 통해 중국의 과거 찬란했던 중화주의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을지 세계는 중국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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