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4년만에 하원 다수당 탈환
미국 공화당이 2일(현지 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4년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뉴욕타임스와 CNN방송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공화당이 435석 전체를 다시 선출하는 하원 선거에서 현재 의석보다 60석 이상을 보태 민주당을 누르고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현재 하원의석 178석에서 40석만 더 늘리면 과반을 차지할 수 있었으나 이를 훨씬 상회한 성적을 거둬 압승했다.
공화당의 이번 성적은 지난 1994년 40년만에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했을 때 공화당이 얻었던 54석을 능가하는 것이며 80석의 의석을 불렸던 1938년 선거 이래 72년만에 가장 많은 의석을 민주당에서 빼앗아온 것이다. 이로써 공화당은 2006년 중간선거에서 내줬던 하원 다수당을 다시 차지하게 됐다.
특히 공화당은 정치권 외곽의 보수주의운동인 '티파티'의 지원을 받은 후보 상당수를 당선자로 배출, 2010년 차기 대선을 앞둔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전망이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밀었던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번 선거를 통해 상당부분 상실함에 따라 하원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하게 됐다.
다만 민주당은 상원 의원 선거에서는 전략지역인 네바다, 웨스트버지니아와 코네티컷 등지의 승리에 힘입어 다수당 지위를 유지, 체면을 지켰다.
이런 선거결과로 인해 오바마 대통령은 후반기 국정운영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돼 공화당과의 협력정치가 불가피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존 베이너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공화당의 승리를 축하했으며, 선거 이튿날인 3일 오후 1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와 향후 국정운영 방향, 공화당과의 협력문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개표결과에 따르면 총 435석 전체를 새롭게 선출하는 하원의원 선거의 경우, 공화당은 현재의 174석에서 60석 이상을 늘려 과반인 218석을 훌쩍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이 확실시된다.
공화당은 3일 오전 7시(동부시각) 현재 239석을 획득, 이미 과반을 달성한 것으로 CNN은 집계했다. 공화당의 대승으로 차기 하원의장에는 존 베이너 공화당 원내대표가 취임하게 된다.
모두 37석을 새로 뽑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같은 시각 기준으로 민주당은 10곳, 공화당은 24곳에서 각각 승리했고, 나머지 3곳은 경합중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상원 전체의석의 과반인 최소 51석을 확보함으로써 다수당을 유지할 수 있게 됐으나, 현재 의석에서 공화당에 최소 6석을 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대 격전지로 예상됐던 네바다주에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샤론 앵글 공화당 후보의 추격을 물리치고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공화당에서는 켄터키주의 랜드 폴(공화), 플로리다주의 마르코 루비오(공화) 후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현역 상원의원인 짐 디민트(공화) 후보가 `티파티'의 지원을 업고 당선했다.
37개주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최소 10곳을 빼앗음으로써 승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오하이오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패했으며, 플로리다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됐다. 역시 공화당이 승리한 오클라호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처음으로 최초의 아시아계를 비롯한 여성 주지사가 나왔다.
베이너 대표는 2일 밤(미국 동부시간)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공화당 선거운동 본부에서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통해 "이번 선거의 승리자는 미국민이며 각 투표소에서 미국민이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면서 "앞으로 공화당이 하원을 주도하면서 재정지출 축소를 통해 `작은 정부'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치전문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공화당은 21곳, 민주당은 6곳, 무소속 1곳에서 각각 승리를 거두고, 나머지 9곳은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다.
베이너 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이에 앞서 오전 11시30분,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오후 2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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