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합의'로 강화된 유동성...이제는 FOMC가 관건

2010-10-26 15:58

(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경주 주요 20개국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한층 강화된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 증시를 더 탄력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문제됐던 환율갈등이 회원국들의 잠정 합의로 일단 해소국면에 접어들면서 유동성에 기댄 추가적인 주가 상승 기대감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환율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 형성이 코스피 상승탄력에 단기적인 힘을 불어넣어주겠지만, 추가적인 조율은 여전히 문제라고 봤다. 따라서 다음달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6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82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주말 '경주 합의'이후 외국인은 전날 5052억원에 이어 이틀째 순매수에 들어선 것이다.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 이후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장세를 바탕으로 코스피지수도 추가적인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증시를 이끌 유동성 모멘텀은 향후 미국 FOMC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FOMC가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추가적인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하더라도 규모는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지나친 유동성 확장이 되레 경제에 독이 될 수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양적완화정책의 실행 여부와 규모가 향후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만약 양적완화정책의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실물지표에 대한 부담은 결국 다시 한번 유동성에 기대보려는 심리가 강화될 수 있음을 역으로 지지하는 것"이라며 "정책이 무산되거나 규모가 예상보다 작다면 시장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겠지만 여전히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양적완화에 대한 실행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규모가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양적완화 규모가 예상보다 적더라도 일시적인 충격일뿐 여파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경주 회의에서 도출한 구체적인 사안들이 실제 효력을 발휘할 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이번 합의로 이머징국가의 통화 강세가 가파라질 경우 각국의 외화자금 유입 억제 등으로 글로벌 단기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도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정책의 대략적인 합의는 최근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를 이끈 유동성의 흐름도 탄탄하게 뒷받침해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최근의 이머징국가의 주가 상승, 환율 강세 구도가 단기적으로 더 강화된다면 글로벌 증시에 또다른 변동성 확대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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