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이티 콜레라 전국 확산 우려"
(아주경제 편집국 ) 유엔(UN)과 아이티 보건당국은 아이티에서 콜레라 사망자 증가 속도가 점차 줄고 있다면서도, 감염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할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아이티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콜레라 감염자는 3천342명이고, 이 가운데 259명이 숨졌으나 지난 21일 누적 사망자 수가 135명을 기록한 이후 하루 사망자는 24일 33명, 25일 6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엔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감염자 5명이 나온 사실을 이날 공식 확인하면서 "아이티 전역에서 수만명이 콜레라에 걸리는 사태가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나이젤 피셔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극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다른 곳에서 발생한 전염병에 대한 경험에 비춰볼 때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에 대비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도 콜레라 확산이 끝났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콜레라) 발병 패턴은 예측하기 매우 어렵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수를 세는 일이 아니라 이들을 치료하는 일"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1월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 25만명이 숨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아직도 이재민 130만 명가량이 천막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위생상태가 좋지 않고 의료시설도 부족한 데다,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확산하는 콜레라의 특성상 이재민 사이에 들불처럼 번질 위험이 있다.
아이티 정부와 WHO는 콜레라 확산을 막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국경 없는 의사회와 국제구호단체 옥스팜도 콜레라 발생지로 추정되는 아르티보니트 지역에 전문가들을 급파했다.
이런 가운데 콜레라가 아이티뿐만 아니라 인접국 도미니카공화국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WHO 산하기관인 범미주보건기구(PAHO)의 존 앤드러스 부국장은 이 같은 위험이 "매우 크다"고 밝히고 "감염사례의 75%가량은 아무 증상이 없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 수는 공식 통계보다 더 많은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유엔에 따르면 이 밖에도 올여름 폭우가 휩쓸고 간 파키스탄에서 7월 말~9월 말 99명이 콜레라에 걸렸고, 나이지리아에서는 올 1월 이후 3만8천173명이 콜레라에 걸려 1천55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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