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FIFA 총장 "뇌물받은 집행위원 있다"
2010-10-25 10:48
미셸 젠 루피넨(스위스) 전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이 2018년 및 200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표를 대가로 돈을 받은 집행위원이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25일(한국시간) "루피넨 전 사무총장이 로비스트로 변장한 취재진에게 월드컵 개최국 투표와 관련해 돈을 받고 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는 집행위원들을 지목했다"면서 "그중 한 사람에 대해선 '지구상 최고의 깡패'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루피넨과 가짜 로비스트들이 나눈 대화가 담긴 비디오 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루피넨은 몰래 촬영된 비디오에서 "2018년 월드컵 개최를 희망하는 스페인-포르투갈 측이 2022년 월드컵 유치에 나선 카타르와 표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러시아와 잉글랜드가 유치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지만 카타르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무도 예상하기 어렵다"며 "이 정보는 지난 주말 들었다. 단순한 소문이 아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선데이 타임스의 폭로성 기사가 실리자 당황한 루피넨은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가짜 로비스트들에게 집행위원들의 명단을 지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사무총장을 그만두고 변호사와 축구 에이전트로 활동하는 루피넨은 "로비스트로 위장해서 취재에 나선 것은 표와 돈을 바꾸는 행위보다 더 나쁘다"며 "선데이 타임스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스포츠와 정치에서 광범위하게 부정부패가 퍼져 있다는 점이다"며 "내 생각으로는 FIFA 내부에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외부 조직의 힘을 빌려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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