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1조원대 비자금 조성...정관계 로비게이트로 가나

2010-10-18 15:51

태광그룹의 비자금 규모가 최대 1조원대로 추정되는 가운데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조만간 이호진 회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어서 비자금 규모와 방송사와 보험업계 인수 관련, 정관계 로비 범위 수사가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김준규 총장 “비자금 실체 밝히겠다”...전방위 수사 ‘예고’

1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태광그룹 본사와 계열사에 이어 이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의혹을 밝힐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번 수사의 몸통인 이 회장을 조만간 이 회장을 출국금지하고 이르면 이번주 안에 이 회장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와 관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한화나 태광이나 비자금 실체를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로비 등의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고강도 수사를 멈추지 않을 뜻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태광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박윤배(53) 서울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면서 비자금 수사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검찰조사에서 “태광그룹의 비자금 규모가 1조원대로 추정된다”며 “고려상호저축은행과 흥국생명 등 비자금 관리처로 지목되고 있는 업체가 보유한 차명주식이 7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련의 조사를 통해 수천억에서 1조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의 조성 과정을 밝힐 회계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또 지난 2007년 태광그룹과 이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 비자금 통한 로비...전방위 계좌추적 착수

비자금 실체에 한발 더 접근한 검찰은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이용한 로비 의혹 수사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태광그룹이 케이블TV 업체 큐릭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방송통신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푸는 게 관건이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 회장의 개인집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리대상으로 추정되는 정관계 인사들의 명단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태광그룹이 케이블방송 사업 확장을 위해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의 인맥을 관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금융계의 로비 의혹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계열사인 흥국생명이 불법 대출로 기관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태광이 금융당국에 로비를 벌여 쌍용화제 인수를 성사시켰는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태광산업 상무이사로 재직중인 이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82)씨가 비리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보고

검찰은 이 회장 뿐 아니라 태광산업 상무이사로 재직중인 어머니 이선애 씨가 비리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고 이 씨의 계좌 추적에 들어갔으며 소환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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