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대호, 첫 MVP 도전

2010-10-17 11:08

올해 프로야구 타격 7관왕에 오른 롯데 자이언츠 4번 타자 이대호(28)가 데뷔 후 첫 최우수선수(MVP)상에 도전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0 프로야구 MVP와 신인왕 후보를 선정해 17일 발표했다.

올해 MVP는 각종 타격 기록을 새로 쓰며 롯데의 선 굵은 야구를 이끈 이대호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류현진(23.한화)과 김광현(22.SK)이 도전장을 던진 형국이다.

이대호는 프로 데뷔 10년째인 올해 홈런(44개)과 안타(174개), 타율(0.364), 타점(133개), 득점(99개), 출루율(0.444), 장타율(0.667)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 타이틀을 휩쓸었다.

타격 7관왕은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와 같은 시상 기준을 적용하면 1982년 백인천(당시 MBC 청룡)과 1991년 장종훈(빙그레), 1994년 이종범(해태), 1999년 이승엽(삼성) 등 네 명이 타격 5개 부문 1위를 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이미 2006년 타격 트리플크라운(타율.홈런.타점 3관왕)에 장타율 1위까지 달성하고도 후배 류현진에게 MVP를 내줬던 이대호는 더욱 완벽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첫 MVP 수상에 바짝 다가섰다.

여기에 올해 메이저리그 기록을 넘어서는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까지 세운 터라 어느 때보다도 수상 가능성이 크다.

이에 도전하는 류현진 역시 올해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하고 16승(4패)을 올리는 등 빼어난 성적을 냈다.

류현진도 지난해부터 무려 29경기(올해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로 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메이저리그 기록을 넘어섰다.

국내 최고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고도 남는 성적이지만, 역시 이대호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정규리그 막판 피로가 쌓여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고, 다승과 승률 타이틀을 각각 김광현과 차우찬(삼성)에게 넘겨주면서 투수 트리플크라운 달성에 실패한 것이 아쉽다.

김광현 역시 올해 류현진의 그늘에 가리긴 했지만 17승(7패)으로 다승왕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2.37(2위)을 찍고 삼진 183개(2위)를 뽑아내면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후보 세 명 중 기록에서는 가장 밀리지만, 팀의 에이스로서 정규리그 우승에 공헌했다는 점에서는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최우수 신인선수 후보는 양의지(23.두산)와 이재곤(22.롯데), 고원준(20.넥센), 오지환(20.LG) 등 4명으로 압축됐다.

시즌 초부터 폭발적인 홈런포를 앞세워 주전 자리를 꿰차고 두산의 안방을 지킨 양의지의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

2006년에 두산에 입대해 경찰청에서 병역 의무를 치르면서 기량이 크게 성장한 양의지는 올해 127경기에 출장해 홈런 20개와 안타 100개를 채웠고, 타점 68개와 타율 0.267을 남겼다.

특히 신인 포수 역대 최초로 20홈런을 달성하면서 '거포 군단' 두산의 타선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올해 처음 1군에 얼굴을 내민 신인 투수 이재곤은 22경기에 등판해 8승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타이틀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롯데 선발진의 한 축으로 든든히 자리매김해 팀의 첫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올해 넥센 김시진 감독의 가장 큰 수확으로 평가받는 고원준도 30경기에 나와 5승7패와 평균자책점 4.12를 남겼다.

후반 들어 힘이 빠지면서 기록이 나빠진 것이 아쉽지만, 5월에는 6경기에 나와 2승1패를 올리고 0점대 평균자책점(0.84)을 찍는 등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LG의 신인 유격수 오지환은 125경기에 출장해 홈런 13개와 타점 61개, 타율 0.241을 기록했다.

실책을 27개나 저질러 경험 부족을 드러내긴 했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팀의 차세대 간판 유격수로 기대를 받는다.

올해 MVP와 최우수 신인선수 시상식은 25일 오후 2시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MVP와 신인왕 모두 출입 기자단의 투표로 선정한다. 총 유효표의 과반을 득표한 선수가 수상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결선 투표를 진행해 최다득표자를 가린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