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보금자리' 공급 앞두고 민간분양 또 미뤄

2010-10-18 10:34
11월 분양예정 물량 이달의 '절반' 불과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오는 11월 3차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예약 시기가 다가오면서 분양이 미뤄지는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 단지들이 늘고 있다.

주택시장의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보금자리주택까지 대규모로 공급되면 민간 분양이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건설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보금자리주택을 제외한 11월 전국 분양예정 물량은 약 1만3000가구 정도로 이달(2만5000여 가구)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만6000여 가구)과 비교해서도 20% 정도 줄어든 수치다. 

일반적으로 분양성수기로 꼽히는 시기에 민간 분양 물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보금자리주택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달 말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 경기 광명·시흥지구, 경기 하남 감일지구, 인천 구월지구에서 공공분양, 10년임대·분납임대 등을 모두 포함해 7000~9000가구 정도가 사전예약을 실시하면 가뜩이나 물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 매매시장이 침체되면 분양시장은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여기에 보금자리주택까지 대규모로 공급되면 건설사들은 분양을 포기하거나 연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난 1·2차보다는 훨씬 떨어진다는 평가다. 서울 강남권이 포함되지 않았고 기존 주택의 가격 하락으로 더이상 가격 메리트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호건설이 이달 말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에 분양 예정인 '신(新)별내 퇴계원 어울림'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3.3㎡당 950만원 수준으로 경기도 구리시 갈매지구의 보금자리주택(3.3㎡당 990만원 수준)보다 40만원 정도 낮다. 

여기에 보금자리주택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7~10년으로 일반 아파트보다 훨씬 길고, 5년 동안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싼 가격이 아니라는 평가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보금자리주택의 최대 장점인 가격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민간 분양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수천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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