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보다 환율, 외인 유동성 장세 계속
2010-10-14 15:20
(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원ㆍ달러 한율은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대내외 금리차보다 국채 가격 강세를 예상한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원화강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동결로 외국인 환차익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를 용인한 꼴이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85억원 순매수하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통상 금리 동결은 주식시장 호재로 인식되지만, 한은의 금리 동결 소식을 전후로 시장은 개장초의 상승추세를 덤덤히 이어갔다.
금리 인상으로 외국인들이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에 한은은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금리가 동결됐다는 결정에도 주식을 사모았고,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세(원화 절상)를 유지했다.
금리 결정에 시장은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 양상이다.
이미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시장은 유동성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리 인상이 환율 하락을 이끄는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은 오히려 국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신호가 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워낙 저금리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들어서 기준금리를 5차례나 올린 인도 증시도 외국인 순매수와 함께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국내 역시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던 7월 이후 채권 순매수 강도는 약해지는 반면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이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양적 완화 방안을 시사한 마당에 당국이 원화 가치 절상을 막을만한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이번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주식시장은 외국인 자금유입을 더욱 촉발할 전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이 팽창하고 있지만 현재 증시는 2007년 고점에도 도달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국이 낮은 금리와 유동성 팽창을 당장은 용인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만큼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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