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 부추기는 마사회 장외 발매소

2010-10-14 13:33

현장에서 무제한 베팅 가능
장외발매소 신설 어렵자 면적을 늘리는 편법 확장
사감위의 도심 장외발매소 이전 권고에도 오히려 시설 매입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마사회 장외발매소가 도박중독의 온상으로 비판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마권구매상한 대한 계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외 발매소 면적을 늘리는 등 오히려 마사회가 도박중독을 부추기고 장외발매소를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은 일 한국마사회 제주경마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마사회는 2010년 주요 추진과제로 구매한도 준수 강화를 내세우면서 장외발매소에 인력을 배치해 고객들에게 경주당 10만원으로 계도하고 있다고 홍보 중이다. 그러나 김학용 의원실에서 서울·경기지역의 장외 발매소에 잠입해 조사한 내역과 동영상에 의하면 연속으로 10만원씩 마권을 구매하는 것을 판매원이나 주위에 있는 직원들이 뻔히 보고도 계도를 전혀 하지 않아 한 경주당 1경기당 수백·수천만원의 베팅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객들이 바닥에 앉아 있고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등 마치 시장바닥과도 같아 건전한 경마문화 조성을 외치는 마사회 방침과 현실의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에 따르면 2009년부터 마사회 장외발매소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도록 돼 있는데 마사회에서 제출한 자료에 '현 시점에서 장외발매소 축소계획 없음'이라고 돼 있는 등 장외발매소 축소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2013년까지 장외발매소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서 50%로 축소돼야 하는데 장외발매소의 매출액과 입장인원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등 마사회가 2013년까지 장외발매소 매출을 줄이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오히려 장외발매소 면적이 2008년 25만825m2에서 2010년 28만4531m2로 증가하는 등 장외발매소 신설을 금지한 종합계획으로 인해 장외발매소 신설이 어려워짐에 따라 마사회는 면적을 늘리는 편법으로 장외발매소를 확대하고 있다.

종합계획에서 도심의 장외발매소를 외곽으로 이전하라고 하는데도 도심의 장외발매소 건물을 임차에서 매입으로 전환하는 등 사감위 종합계획에 어긋나는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학용 의원은 "장외발매소는 도박중독자 양산의 주범으로 악명 높은 장외발매소의 환경을 개선하고 사감위 방침에 맞게 축소해야 한다"며 "마사회는 사감위 방침과 역행해 오히려 면적을 늘리고 임대에서 매입으로 전환하는 등 수익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마사회가 사회적 책임을 명심하고 사감위 종합 대책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1회당 10만원 마권구입 계도는 허울 뿐이며, 약관을 1인당 10만원으로 바꿔 무한베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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