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스코 '희색'···포스코 '긴장'
2010-10-15 10:04
-현대·기아차 철강 사급제에 냉연업체 희비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현대ㆍ기아자동차가 협력사 지원을 위해 제시한 사급제(철판을 일괄적으로 사들여 협력사에 구매가격으로 공급하는 제도)를 2ㆍ3차 협력사로 확대하는 방침이 업계에 후폭풍을 몰고 왔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공급구조를 전환한 만큼, 자동차 강판의 주재료인 냉연 관련 업체들에 적지 않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하이스코 냉연SSC(스틸서비스센터)들은 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등 화색이 돌고 있다. 반면 포스코 냉연SSC 업체들은 당장에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등 풀죽은 모습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일부 하이스코 냉연SSC들이 차후 늘어나는 자동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증설 및 부지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사급제가 확대되면 아무래도 현대·기아차가 관계사인 하이스코의 물량을 늘릴 것"이라며 "수요 증가에 대비해 하이스코 냉연SSC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구에 소재한 현대하이스코 냉연SSC 업체는 지난 8월 울산 공장 기공식을 개최하고 설비 증설에 나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공장 기공은 자동차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하이스코 역시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자동차 경량화용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현대차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또한 각종 자동차용 고부가가치 강판 및 강관의 개발·생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현대하이스코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버전략에 발맞춰 미국·중국 등 세계 주요지역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해외 공장을 설립할 때마다 동반 진출해 왔다.
현재 중국 베이징·옌쳉, 미국 앨라배마, 슬로바키아, 인도, 체코 등에 현대하이스코 및 냉연 SSC가 진출해 있다. 올해 말에는 러시아 SSC가 가동을 시작한다. 브라질 SSC도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해외 법인은 현대·기아차에 원활한 철강재 공급을 위해 일차적으로 구축되고 있다"며 "향후에는 세계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하이스코와는 달리 포스코 냉연SSC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현대·기아차의 사급제 확대로 매출 감소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특히 자동차 강판 비중이 높은 일부 포스코 SSC들의 일부 품목은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대안으로 가전업체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삼성전자·LG전자 등이 해외 공장을 증설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포스코 냉연 SSC들의 투자가 기존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치중되고 있는 반면 현대하이스코 SSC들은 생산량 증대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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