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일, 길일 맞아 결혼식으로 전국이 들썩

2010-10-11 09:06

(아주경제=베이징 이필주 특파원) 중국이 사상 최고의 길일(吉日)로 알려진 10, 결혼 등기 창구마다 혼인 신고를 하려는 신혼부부들로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으며 전국 각지 결혼식장마다 때를 놓치지 않고 결혼식을 올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중국신문망이 전했다.

2010 10 10 10이 세 번 겹치는 날(三連十)로 중국인에게는 사상 최고의 길일로 꼽힌다. 지난 2008년에는 8 8(三連八)이 또 작년에는 9 9(三連九)이 길일로 알려져 각각 그 해 최고의 결혼 성수기를 이룬데 이어, 올해도 때 맞춰 혼인 신고를 하려는 청춘 남녀들이 각 지방의 결혼 등기 창구마다 하루 종일 북적댔다.

베이징(北京)시에 사는 후()선생은 새벽 1시 반부터 하이뎬(海澱)구에 있는 결혼 신고 창구에 도착해 줄을 선 덕분에 아침 7시에 1호로 등기를 마칠 수 있었다.

이 같은 열기는 이미 1개월 전부터 시작돼 10 10일로 결혼 등기가 예약된 숫자 만도 8000쌍이 넘었으며, 각 구청 창구마다 하루 종일 인산인해를 이뤄 베이징에서 10일 하루 혼인 신고를 마친 부부가 평일의 몇 배에 달했다. 또 오전 11시까지 시내 각 예식장 등지에서 결혼식을 치른 부부만도 9000쌍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등기 열기는 전국 어디서나 마찬가지여서 시안(西安)에서도 3000쌍이 결혼 등기 예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 졌다. 시안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그 동안 예비 부부의 결혼 등기 시간을 절약해 주고 등기 편의를 돕기 위해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한 신청도 허용했으며, 당일에는 근무시간을 연장해서라도 등기를 마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창춘(長春)시에서도 10 10일에 등기할 부부들을 위해 9월말부터 앞당겨 예약을 받았으며, 당일에는 평소보다 3시간 앞서 업무를 시작했는데 새벽 3시부터 나와 줄을 서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아예 결혼식 시작 시간을 10시 10분 10 정해 10이 여섯 번 겹치도록 할 정도로 10이라는 숫자에 애착을 보였다.

이런 까닭은 10이 완전하고 아름답다는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十全十美)고 믿는 중국인의 숫자 의식에서 비롯됐다. 알려진 대로 중국인은 4를 제외하곤 보통 짝수를 선호하며 그 중에서도 8에 대한 애착이 대단해 전화번호나 자동차 번호판 숫자를 정할 때는 숫자의 배열에 따라 가격에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 개막식 일시를 8 8 8시 8으로 조정해 진행할 정도로 숫자에 대한 선호가 강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china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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