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노벨委, 서방 도구로 전락"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55)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쉬쉬하던 중국 언론이 수상자 선정기관인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향해 9일 맹렬한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노벨위원회가 "스스로 명예를 실추했다"면서, 노벨평화상이 "반중(反中)이라는 목표에 복무하는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1989년에도 티베트 독립운동을 펼친 달라이 라마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노벨위원회는 지난 30년간 가장 주목할 만한 경제ㆍ사회적 진보를 이룬 국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오만과 편견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신문은 "분명 올해 노벨평화상은 중국을 자극하려는 의도이나 이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벨위원회는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했으나 위원회 자신, 더불어 위원회가 대표하는 정치적 힘은 중국의 성장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은 지난 8일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서도 아무 보도를 내놓지 않았고, 수상자 선정에 유감을 표시한 중국 외교부 반응을 관영 신화통신이 짤막하게 소개한 정도였다.
시나닷컴 등 중국 주요 포털에서는 류샤오보와 관련한 뉴스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노벨평화상' `류샤오보' 등 검색어를 처넣으면 아예 검색되지 않는 등 인터넷 검열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의 검열을 교묘히 피할 방법을 고안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류샤오보의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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