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용등급 승격은 '양날의 칼'

2010-10-10 17:33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 조정 움직임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흥국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이 오르면 자금조달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외부의 통화 절상 압박이 심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8일 향후 3개월 안에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승격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력이 두드러지는 데다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대출을 하고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다는 이유에서다.

무디스는 현재 중국에 상위 5번째 등급인 'A1'을 부여하고 있다.

무디스가 등급조정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83.08포인트(3.13%) 급등한 2738.74로 거래를 마쳤다. 위안화 가치도 1993년 이후 최고치인 달러당 6.6703 위안까지 떨어지며 초강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중국과 같은 신흥국 경제의 호황이 이어져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 유입되는 자금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유입 자금이 늘어나면 경제 성장에 활력을 더할 수도 있지만 통화 가치는 강세를 띠게 돼 수출 경쟁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DBS그룹홀딩스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아시아지역으로 흘러들고 있는 자금은 하루 평균 20억 달러에 이른다. 신흥국 정부로서는 자국 통화 약세 경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신흥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오르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경제력만큼 통화가치도 높이라며 통화절상 압박을 강화하기 쉽다. 프라카시 삭팔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신용등급 승격은 위안화 절상 압박의 강도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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