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포커스] 점원 멘트 속에 '지름신' 있다?

2010-10-10 17:31
소비자 지갑 여는 매장의 '6가지' 술수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매일 마시는 우유는 왜 마트의 제일 깊숙한 곳에 진열돼 있을까. 또 매장 입구에는 신제품이, 계산대 근처에는 껌 판매대가 있는 이유는 뭘까. 어느 마트를 가도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데일리파이낸스는 최근 마트의 상품 진열은 마케팅공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유통업자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가능한 한 크게 열어젖히기 위해 즐겨 쓰는 6가지 술수를 소개했다.

◇무료 서비스
화장품 매장의 무료 화장 서비스, 와인매장의 무료 시음행사, 인테리어 매장에서 진행하는 집 꾸미기 무료 수업 등은 모두 더 팔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이같은 무료 행사에 시간을 투자한 소비자들은 적어도 하나는 사야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유니티마케팅의 팸 댄지거 회장은 "소비자들은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할 수록, 더 많이 얘기하거나 접촉 횟수가 늘어날 수록 물건도 더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향기
소비자들의 심리를 안정시켜 소비에 집중하게 하려고 은은한 향기가 돌게 하는 매장도 있다. 미국 대형 백화점업체 메이시나 블루밍데일은 방향서비스업체인 센트에어테크놀로지와 손 잡고 매장마다 각기 다른 향기를 내뿜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일례로 아기용품점에는 베이비파우더향을, 수영복 매장에는 열대기후의 휴가지를 상상할 수 있는 코코넛향이 나도록 하는 식이다. 이들은 일본 가전 메이커 소니 매장에서는 비싼 가격에 따른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시트러스와 바닐라를 조합한 향을 뿌려 두고 있다.

◇인테리어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는 가구와 카펫, 전등 등을 이용해 매장을 하나의 방처럼 꾸며 놓고 있다. 이는 매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소비자가 매장을 자신의 방처럼 느끼며 스스로 꾸미는 상상을 통해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데일리파이낸스는 설명했다.

◇끼워팔기
데일리파이낸스는 흔히 제품 하나를 사면 같은 제품 하나를 덤으로 주는 '원플러스원(BOGOㆍBuy-one-get-one)' 상품도 생각만큼 싼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제품 하나 가격에 두 개를 손에 넣으면 본래 가격의 절반을 아꼈다고 느끼기 쉽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덜 부담한 금액은 원래 가격의 25%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원플러스원 행사가 유통업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재고정리를 할 수 있는 데다 소비자들의 호응 속에 매출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느린 음악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 매장에 가면 언제나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 이 또한 우연이 아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느린 템포의 음악은 소비자들의 긴장을 완화하고 매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소비자가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소비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특정 제품과 관련 있는 음악이 해당 제품의 소비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와인 매장에서 프랑스 아코디언 음악이 들리면 프랑스 와인 소비가 늘어나고 독일 금관악기 밴드의 음악은 독일 와인 매출을 늘렸다는 것이다.

◇점원들의 말걸기
점원들이 소비자들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것도 매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매장 점원과 고객의 대화가 길어질 수록 소비가 늘어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댄지거 회장은 불필요한 대화는 역효과를 내기 쉽다며 점원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매장 내에서 고객을 이리저리 이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파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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