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美 막대한 양적완화 정책 펼것"

2010-10-08 12:16


환율 세미나, 원.달러 환율 1년 뒤 1,050원 전망
한 전문가 "6조~7조달러를 추가로 풀어야할 것"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경기회복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향후 3~6개월 후에 달러당 1,100원, 12개월 후에는 1,050원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만 점차 상대가치가 높아질 뿐 대부분의 다른 통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탠 외환담당 부사장은 7일 미 한국상공회의소가 뉴욕 맨해튼에서 주최한 환율비교전망 세미나에서 미 연준은 다음달에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미약한 반면 일부 국가들은 지금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는 등 국가별로 성장속도가 많이 차이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미국 통화당국이 달러 약세 정책을 펴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탠 부사장은 "연준은 이미 공언했다시피 11월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유동성을 많이 푸는 정책을 결정해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경기가 그리 좋지 않음에도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이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경기가 안좋으면 돈을 무한정 풀겠다는 신호를 계속 보냄에 따라 요즘 미국 경제에서는 나쁜 뉴스가 연준을 자극해 경기를 살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면서 "하지만 미국 경제 자체로만 보면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이자 경제 자문기구 린지그룹의 공동 설립자인 마크 서멀린은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경제성장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려면 연준이 적어도 6조~7조달러를 추가로 풀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준은 시장의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한 양적완화 차원에서 지난 연초부터 이미 1조달러를 쏟아부었다.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 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밝히지 않은 가운데 서멀린의 이날 조언은 지금까지 나왔던 어떤 전망치보다 높은 것이다.

   세미나에 참석한 노무라 연구소의 한상훈 부사장은 그러나 "연준은 정해진 한도 없이 돈을 풀겠다는 의지가 강하며 이는 디플레 가능성을 없애고 인플레를 유발해 미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치유하겠다는 뜻"이라면서 "그러나 아직 돈의 유통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양적완화 정책이 곧바로 경기회복으로 이어지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탠 부사장은 "한국의 경우 김치 파동이 일어나는 등 단기적으로는 음식값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세가 예상된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등의 조치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같이 환율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릴 경우 외환유입이 가속화돼 원.달러 환율을 더욱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위해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탠 부사장은 "요즘처럼 대다수 선진국들이 너도나도 통화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취하는 경우 전세계적으로 자산가격이 앙등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 "미국 당국에서는 경기회복 효과 때문에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