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통합1주년..통합은 성공 VS 재무는 실패

2010-09-30 18:54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LH가 통합 1주년을 맞았다. 옛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방안에 따라 지난해 10월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통합,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 1년간 LH가 거둔 성과로는 두 공사의 화학적 통합을 이뤘다는 점이다. 반면 가장 시급한 과제였던 재무구조 개선은 아직까지 실마리조차 풀지 못해 미흡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조직개편 등 화학적 통합 성공

LH는 통합과 동시에 '이지송(사장)식 개혁'이라 불리는 인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원 대표로 구성된 특별인사실무위원회와 임원으로 구성된 보임인사추천위원회를 조직해 인사 정보를 공개하고 2중, 3중의 검증 절차를 거쳐 1, 2급 직위의 3분의 1에 하위 직급자를 발탁하는 능력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또 이 사장의 평소 지론인 '업무중심, 현장중심' 경영에 따라 처·실 및 24개 팀을 과감히 축소해 본사 인원 약 25%인 800여명을 지역본부 및 직할사업단으로 분산 배치했다.

LH는 본사 조직 12개 본부를 6개로 줄이고 종전 24개인 지사도 13개로 통폐합했다.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 2012년까지 전체인력의 24%인 1767명을 단계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LH는 지난달말 현재 총 629명이 명예·희망 퇴직했다.

출범 전·후 실시한 직원융합교육, 인사의 수직·수평적 교차배치, 통합 직후 실시한 직원 가족 교류행사 등 전사적인 조직융합운동을 전개했다. 또 부서별 자율 워크샵 활동 등을 통해 조기에 화학적 융합을 달성했다.

건설부조리를 뿌리 뽑고 기술력만으로 경쟁하는 공정한 입찰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LH클린심사제도' 도입, 비리 연루직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시행 등 청렴성을 강화했다.

◆ 재무구조 및 사업조정..미완의 성공

LH는 통합 출범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을 경영의 제1목표로 삼았다. 이는 금융부채가 급증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출범 당시 LH의 부채규모는 108조원(금융부채 72조원)이었으나 올 6월 말 현재 부채는 117조원(금융부채 83조원)으로 8개월만에 9조원이나 증가했다.

이 기간에 금융부채는 12조원이나 급증했다. 금융부채 증가는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순이익 감소를 초래했다. 실제로 총이자비용은 지난 2003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3조원을 기록했다.

LH는 통합과 함께 사장 직속으로 특별조직을 설치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8월 1인1자산 판매운동, 경비 10%절감, 휴일비상근무 등 비상경영을 선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십년간 임대사업 등으로 쌓여온 부채는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벌여놓은 사업들은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LH는 결국 총사업 414개 중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미룰 곳은 미루는 등의 사업재조정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구로 지정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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