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여자월드컵>운명의 한일전 '우승 예감!'

2010-09-24 21:55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더는 좋을 수 없다. 우승 고지가 보인다!'
    
'17세 태극소녀'들이 지난 1882년 축구가 한국 땅에 처음 선보인 지 무려 128년 만에 역대 남녀 대표팀 선수들이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첫 우승이라는 금자탑에 도전한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여자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오전 7시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운명의 라이벌' 일본과 2010 FIFA U-17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태극소녀들은 이미 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달 U-20 여자 대표팀이 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해 한국 축구 사상 역대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을 달성한 지 한 달여 만에 U-17 여자 대표팀은 언니들의 성과를 훌쩍 뛰어넘어 이번 대회 최소 준우승을 확보하며 국내 팬들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을 안겨줬다.

이미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치러진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기적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어젖힌 태극소녀들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패스 플레이와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앞세워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 진출의 역사를 일궈냈다.

지난 22일 '우승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 티켓을 확보한 태극소녀들의 사기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선수들은 결승 진출의 흥분을 차분히 다스리며 23일에도 훈련장에서 12분 달리기 및 패스 게임, 슈팅 등으로 땀을 흘리며 차분하게 일본과 결승전을 대비했다.

특히 결승전 상대가 '영원한 라이벌' 일본인 만큼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덕주 감독은 지난 1987년부터 일본에서 선수 생활과 더불어 2004년까지 고교, 대학, 성인팀을 두루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던 일본통이라서 더욱 신중하게 마지막 혈투를 준비하고 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력을 기울이고 지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일본만큼은 좀 더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으로 이기고 돌아가자"며 "일본 선수들은 훌륭한 개인기들을 갖고 있는데다 짜임새가 좋아 볼 소유 싸움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의 우승을 이끌 '주력포'는 역시 이번 대회에서 8골 3도움의 눈부신 활약을 펼친 골잡이 여민지(함안대산고)다. 여민지는 조별리그와 준결승까지 5경기를 뛰며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4골을 쏟아낸 것을 비롯해 경기당 1.6골의 막강한 화력을 퍼부었다.

여민지는 지난해 11월 AFC U-16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전반 30분 결승골을 터트려 1-0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고 결승으로 끌어올렸던 주인공이다.

최덕주 감독은 일본과 결승전에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려 베스트 멤버를 투입하겠다는 복안이다.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발목을 다쳤던 공격수 김다혜(현대정보과학고)가 회복돼 출격 명령을 기다리는 가운데 여민지와 주수진(현대정과고)이 먼저 선발 투톱으로 나서고 김다혜가 백업 요원으로 나설 전망이다.

김다혜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여민지의 골을 돕고 2차전에서 골 맛을 보면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터라 언제든 한방을 터트려줄 준비가 돼 있다.

좌우 날개에는 김나리와 이금민(이상 현대정과고)이 배치되고, 주장 김아름(포항여전자고)과 이정은(함안대산고)이 중원을 조율한다.

또 포백에는 김빛나(한별고)-오다혜(포항여전자고)-신담영(동부고)-장슬기(충남인터넷고)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최덕주 감독은 중앙 수비수 오다혜와 임하영(충남인터넷고) 가운데 누굴 먼저 기용할지 최종 훈련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골키퍼는 조별리그부터 든든하게 골문을 지키는 김민아(포항여전자고)가 지킨다.

이에 맞서는 일본 역시 이번 대회 6골(1도움)을 터트린 왼쪽 날개 요코야마 구미를 비롯해 나란히 3골을 뽑아낸 스트라이커 교카와 마이와 중앙 미드필더 다나카 요코가 공격의 핵심을 맡아 한국의 골문을 위협할 전망이다.

일본의 요시다 히로시 감독은 북한과 4강전에 요코야마를 교체선수로 투입해 결승전에 대비한 체력 비축에 힘썼다. 득점랭킹 1위 여민지와 3위 요코야마의 화끈한 골 대결 결과에 따라 이번 대회 MVP의 향방도 결정될 예정이다.

일본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6실점에 그칠 만큼 튼튼한 수비가 장점이다. 하마다 하루카-무라마츠 도모코-다카기 히카리-와다 나오코로 이뤄지는 포백이 태극소녀들의 공세를 막아낼 태세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